라미 지음/마음의숲·1만4000원 다 이아리
이아리 지음/시드앤피드 펴냄·1만5000원 어떤 폭력도 마땅한 건 없다. 둔감하거나 익숙해져도 안 된다. 그런데도 어떤 종류의 폭력은 너무 쉽게 발생하고, 사소한 문제로 축소되며, 심지어 ‘그럴만하다’고 정당화되기도 한다. “살이 좀 찐 것 같은데?” “화장 좀 하고 다녀” “쌍커풀 수술만 하면 예쁘겠다”처럼 습관적으로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는 일,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며 상대를 속박하고 상대에게 집착하고 심지어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그렇다. 이런 폭력엔 공통점이 있다. 통념보다 훨씬 더 피해자가 많다는 것, 피해자의 다수는 여성이라는 것, 폭력이 발생하는 원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피해자들마저 스스로 폭력을 내면화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 그리고 이런 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나 처벌 제도가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이다.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무서웠다> <다 이아리> 두 권의 책은 이처럼 공론장에서 쉽게 지워지지만 엄연히 다수가 겪고 있는 폭력, 식이장애와 데이트 폭력 문제를 다룬다.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무서웠다>의 작가 라미는 그림 에세이를 통해 식이장애를 겪으며 분투해왔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엔 그저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다이어트였다. 하지만 숨 쉬듯 자연스럽게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는 사회에서 자란 개인이 ‘외모 강박’을 떨쳐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 마음의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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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아리>, 시드앤피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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