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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1 06:01 수정 : 2019.11.01 20:13

미국의 미래

크리스 해지스 지음, 최유신 옮김/오월의봄·2만4000원

크리스 해지스가 지은 <미국의 미래>를 읽고 오싹해졌다. 한국인들이 농반진반 ‘천조국’이라 부르는 미국이 어떤 지경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지 이 저널리스트는 발로 적어내려갔다. <뉴욕타임스> 기자로 일했던 해지스가 미 대륙을 종횡으로 취재하여 이 르포를 완성했다.

해지스는 뉴저지에서 성매매와 마약을 경험한 크리스틴 파가노를 인터뷰하고, 일리노이에서 집값 폭락과 이혼, 교통사고와 비싼 병원비에 시달리다 61살에 권총자살로 삶을 끝낸 데일 구스타프슨의 동생 로리를 만난다. 샌프란시스코에선 비밀종교와 흡사한 ‘가학적 포르노’ 강의장에 잠입하고, 애틀랜틱시티에선 미국에 온 첫날 경험한 카지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시리아 출신 아메드에게 귀기울인다.

현장에서 내린 결론은 ‘종말’이라는 미래다. 원서의 부제가 ‘이별 여행’(The Farewell Tour)이고, 번역서인 이 책의 부제는 ‘미국 파멸 보고서’다. 7개의 열쇳말로 종말로 치닫는 미국을 설명하는데, 부패와 약탈, 마약과 도박, 실직과 저임금, 성착취와 혐오·갈등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로 부연된다. 종말론이 종착점은 아니다.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에서부터 ‘희망’을 제안한다. “한국에서는 재벌이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실업률의 근본 원인은 국가기관이 재벌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데 있다. 기업의 포로가 된 어떤 주요 정당도 구조적 변화를 꾀하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출발의 희망은 소수 부자권력층에게 힘을 되찾아 오는 데 있다.” 해지스는 이런 주장 사이에 박정희와 박근혜, 재벌과 삼성을 거론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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