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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0 06:01 수정 : 2019.12.20 20:08

모던 로맨스
아지즈 안사리 지음, 노정태 옮김/부키·1만8000원

“비치하우스가 오늘 내일 월턴에서 공연한대. 같이 갈래?”

‘썸녀’에게 데이트를 요청하기 위해 보낸 문자. 상태 메시지가 ‘읽음’으로 바뀌었건만, 답이 없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 작가 아지즈 안사리는 몇 분마다 ‘읽씹’을 확인하며 씩씩거리다가, 문득 이런 감정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지은이는 뉴욕대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와 손잡고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여러 연애의 난관에 대한 ‘진지한’ 연구에 착수한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하는 싱글 전용 클럽”이나 다름 없는 스마트폰과 온라인 데이트앱, 소셜미디어 등 연애할 방법이 널리고 널렸는데 어찌하여 내 짝 찾기는 이리 어려운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다.

지은이는 미국과 일본·프랑스 등 5개국에서 초점집단을 꾸려 수백여명을 인터뷰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때로는 인터뷰 참가자의 문자메시지를 함께 읽어가며 디지털 시대의 첫 데이트 신청은 어떻게 이뤄지나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결혼은 꼭 해야 하는지, 일부일처제는 온당한 것인지 같은 심각한 문제로까지 나아간다.

그는 “확실히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출현이 소울메이트를 찾아헤매는 여정을 가장 근본적으로 바꿔놓기는 했”다면서도 “온라인 데이트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서비스일 뿐, 데이트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대신 실제의 누군가를 만나 좋은 시간을 더 많이 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론이 좀 심심하긴 해도, 사회학·심리학·문화인류학적 분석을 넘나들며 풀어내는 얘기는 눈앞에서 진행하는 만담 보듯 술술 읽힌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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