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디지털 기술로 되살린 옛 광화문 현판글씨가 공개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이 현판글씨 영상을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현판 까맣게나온 일제때 사진
디지털기술로 윤곽 복원 성공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진 광화문 현판의 원래 글씨가 디지털 기술로 50여년 만에 확인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일제시대 광화문 사진 유리원판(필름 대용)을 디지털 기기로 판독한 결과 조선말 고종의 경복궁 중건 때 무관 임태영이 썼던 원래 광화문 현판 글씨의 윤곽을 대부분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 현판 글씨로 유력했던 정조어필 집자안은 사실상 백지화되고 복원된 현판 글씨가 올려질 공산이 커졌다.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원래 현판 글씨는 광화문 세 글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내려간, 정중한 분위기의 정자체다. 글자가 판독된 광화문 사진은 1916년께 찍은 흑백판으로 현판이 시커멓게 나와 글씨가 보이지 않지만, 유리원판을 디지털 망점 이미지로 바꾼 뒤 일일이 망점을 분해하며 색을 입혀 구분하는 방식으로 원래 글씨를 살려냈다. 아직 글자 끝선이 드러나지 않아 1~2달 더 작업해야 완전한 글씨 원형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현판 글씨가 완전 복원되는 대로 조선초 목활자인 갑인자 집자본, 정조어필 집자본, 한호ㆍ김정희ㆍ이황 집자본 등 여러 대체안들과 함께 문화재위원회 심의에 올리기로 했다. 유 청장은 “원형 복원이 우선인 만큼 복원된 원래 현판 글씨가 확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