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
한완상-김형 부부, 150통의 연애담 공개 |
한완상-김형 부부에게는 최근 좋은 일이 많았다.
서울대 교수, 통일 부총리, 교육 부총리 등을 지낸 한 전 한성대 총장이 지난해12월 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직을 맡더니 지난 1월 말에는 아내 김형 서울YWCA 부회장이 2년 임기의 서울YWCA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한 총재는 그 동안 다양한 활동으로 사회적인 명성이 높았지만 부인인 김 회장은 서울YWCA 회장 선출 이전에는 외부적으로 크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 총재 또한 사회적인 활동 등이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됐지만 개인 사생활이 공개된 적은 드물다.
그런데 이들 부부의 연애담이 최근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지난 15일 녹화를 마친 KBS1TV의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연출 이미경)에 초대된 한 총재가 연애시절 연서를 공개하며 사진결혼을 하게 된 과정 등을 털어놓은 것. 1960년대 초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한 총재는 1965년 초 함께 유학중이던 선배의 소개로 당시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YWCA 간사로 일하던 아내를 소개받았다.
이들은 편지를 통해 서로의 사진을 교환하며 사랑을 키웠고 결혼식을 위해 1966년 한 총재가 귀국하기 전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공항에서 아내를 처음 봤다는 한 총재는 "요즘 젊은이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당시에는 사진만 보고서도 좋았다"며 편지를 통해 아내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를 회상했다.
그가 1966년 3월 김 회장과 결혼하기 전까지 이들이 1년여 동안 주고 받은 편지는 줄잡아 150여 통. 한 총재는 "당시 첫 편지에서 아내가 자신의 어려운 집안 형편을 솔직하게 얘기했던 것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가식으로 숨기는 것 없이 시작했다"며 신뢰로 맺어진 부부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1965년 8월 5일에 자신이 쓴 편지를 공개하며 편지의 한 구절을 읽어주기도 했다.
한 총재는 사랑의 소중함과 육체적인 사랑의 바탕에는 정신적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 일부를 읽고난 뒤 "쑥스럽다"며 멋쩍어 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으로 서대문 감옥에 투옥됐을 당시 아내의 말을 회상하며 아내가 삶의 큰 버팀목이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군사재판에서 최종진술을 하기 전 (피고인들의) 가족들이 찾아와 '독한' 진술은 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내는 달랐다"면서 "당시 아내가 '아빠, 법정에 서면 당당하게 말씀하세요'라고 했던 것이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방송에서 한 총재는 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로서의 포부와 1970년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민주화 운동으로 해직과 복직을 거듭했던 얘기,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에 연루돼 투옥, 망명생활을 한 얘기, 가족사 등을 털어놓았다.
방송은 오는 21일 KBS KOREA를 통해 오후 2시 30분과 오후 10시 두 차례 방송되고 내달 4일 오후 4시 5분 KBS1TV를 통해 다시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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