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4 20:54
수정 : 2005.02.24 20:54
“장관 티 벗고 아티스트 되겠다”
“이제부턴 아티스트 박재규가 되겠습니다.”
윤이상 평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24일 오전 서울 삼청동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부 및 평화재단 사업 계획 등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회견에서 “윤이상 선생은 무엇보다도 예술가였으므로, 평화재단은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사업 위주의 재단이 될 것”이라며 “내가 전직 통일부 장관으로 인식되고 있을 것인데, 이제부턴 문화사업가·아티스트 박재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이상 선생의 음악은 어렵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한번 관문을 넘어서면 한없는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보물창고”라며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윤이상을 알게 되고 그 음악을 사랑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이를 위해 △영화 제작 △음반과 책 발간 △다양한 음악회 개최 △윤이상 음악의 대중화·범용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3월1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창립기념음악회를 열고, 특히 황신혜밴드·어어부밴드 등 인디밴드 출신들이 윤이상의 음악을 현대·대중화해 연주하는 자리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영화 제작과 관련해선 엘제이필름쪽이 윤이상 선생 유가족과 구두 합의를 마쳤으며, 올해 중반께 제작발표회를 할 것이라고 재단쪽은 전했다.
남북문화교류사업으로는 평양의 윤이상 관현악단을 초청하고 우리 음악인들이 평양을 답방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며, 재단 설립과 함께 재단 후원회로 가칭 ‘윤이상의 친구들’을 조직하고 2천명 이상의 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재단쪽은 덧붙였다.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이상 선생 부인 이수자씨 귀국 문제와 관련해 박 이사장은 “냉전이 아닌 화해협력 시대에 맞게 3월18일 공연에 맞춰 이 여사의 귀국을 추진 중”이라며 “이 여사도 평화재단 설립을 실질적인 명예회복으로 보고 고향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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