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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7 17:40 수정 : 2005.02.27 17:40

한문으로 된, 가장 권위 있는 박물지 〈본초강목〉에

“닭은 조선 땅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종류가 많고 약으로도 조선닭이 제일이다.”

라고 되어 있다.(2005. 1. 13. 조선일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것이 어찌 닭뿐이겠는가. 대추도 한국산은 향내가 나고, 중국산은 군내가 나며, 농산물도 우리 것이 훨씬 좋다.(2005. 1. 17. 아침 신문들)

지금도 중국 산업스파이들이 우리 첨단 문명 기밀을 빼 가고 있다고 한다. 한자음 ‘契’[글]에서 우리말 ‘글’이 왔다고, 그 증거를 찾았다고 자랑하며 삶의 보람을 찾는 우리다. 이런 꼴을 늘 보아 온다.(누구라고 밝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중문학자 진태하 교수 같은 이들의 견해는 다르다.

우리말 ‘글’에서 ‘契’[글]로 갔고, ‘夏’[하], ‘文’[문], ‘黔’[검], ‘跋’[발] 들도 우리말 ‘하’(크다, 많다), ‘무니’, ‘검다’, ‘발’이 건너간 음이라고 한다.

‘黑’만으로도 ‘검다’의 뜻을 나타내는데, 그 음까지 ‘검다’의 ‘검’으로 하기 위하여 ‘今’을 붙여 ‘黔’[검]으로 한다는 것이다.(월간 〈신시〉 1993년 3월호)


이처럼 중국에도 우리말이 있을 수 있다.

중국뿐이겠는가. ‘한’이 유럽에서는 ‘칸’으로도 변했지만, 영어의 ‘ye, yea, yeah, yes’가 우리말 ‘예’와, ‘an, un’이 ‘안, 아니’와 통한다는 것도 상식이다.(〈노스트라트 어원여행〉, 1996)

태권도 한국말 구령 100개쯤이 세계에 울려 퍼지고, ‘김치’도 세계화하고 있다. 그런데 한자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도리어 자랑하고 벌벌 떠는 불쌍한 우리 겨레들도 기지개를 켜고, 세상을 똑바로 봐야겠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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