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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6 19:23 수정 : 2005.01.06 19:23

‘아버지만한 딸’
아버지 한승원씨는 88년에

젊은 소설가 한강(35)씨가 권위의 이상문학상 제29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출판사 문학사상사는 6일 한강씨의 중편 〈몽고반점〉을 2005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강씨는 지난 88년 〈해변의 길손〉으로 제1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아버지 한승원씨에 이어 최초로 이 상을 2대째 수상한 기록을 작성했다. 한강씨는 이에 앞서 지난 99년에도 아버지 한씨가 먼저 수상했던 한국소설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한 바 있다.

수상작 〈몽고반점〉은 처제의 엉덩이에 남아 있는 몽고반점에 매혹돼 예술적 영감을 받는 동시에 주체할 수 없는 성욕에 빠져든 비디오 아티스트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이다. 보디 페인팅과 비디오 아트, 예술과 욕망을 한데 버무린 ‘예술가 소설’의 전범을 보여준다고 심사위원들(이어령 이호철 김채원 권영민 김성곤 신경숙 최혜실)은 평했다.

“격렬하게 살아 있는, 죽음과 추악함까지도 끌어안는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었어요. 소재와 표현이 다소 도발적이어서 독자들이 어떻게 읽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극단을 밀고 나가다 보면 현실원칙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수상자 한씨는 “몽고반점은 나에게 먼 태고의 것, 식물성의 흔적으로 느껴졌다”며 “그러나 그것은 동물성에 반대되는 식물성이 아니라 인간이 지금과 같은 고등생물이 되기 전의, 근원성의 낙인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몽고반점〉이 “처제의 남편을 주인공 삼은 〈채식주의자〉에 이어지는, 인간 탐구 연작의 두 번째 편”이라며 “앞으로 쓸 두 편은 여성들의 시각을 통해 식물성과, 나아가 인간의 영성(靈性)까지도 그려 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강씨는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시로 먼저 등단한 뒤 1994년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다시 등단했다. 그동안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와 장편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을 내놓았다.


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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