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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8 19:13 수정 : 2005.02.28 19:13

일제 조선총독부가 우리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을 자신들의 전쟁을 미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단법인 한민족아리랑연합회는 27일 조선총독부 촉탁 학자인 백당 김지연이 1935년 3월 발간한 <조선민요 아리랑>(문해서관 간)의 첫 장 별면에 수록된 ‘비상시(非常時) 아리랑’을 공개했다. (사진) <조선민요 아리랑>은 김지연이 1930년 6~7월 총독부 기관지 <조선>(조선문판)에 전국 팔도의 아리랑 21곡을 정리해 발표한 <조선민요 아리랑>을 총독부가 5년 뒤에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이다.

‘비상시 아리랑’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비상시 이때를 알고 있나/나라가 있어야 집이 있고/집 있은 연후에 몸을 두네/내 몸을 애끼는 맘 미루어/나라와 가정을 사랑하자/십구의 삼오와 삼육년은/평화냐 그 반대냐 갈림일세/세계에 비춰라 태양마음/평화의 깃발을 휘날리자’는 사설로 이루어져 있다.

김연갑 연합회 상임이사는 “곡명이나 사설에서 ‘비상시’란 말은 태평양전쟁 등 앞으로 있을 대규모 전쟁 시기를 말하고, 사설 중 ‘19의 35와 36년’도 중일전쟁이 임박한 1935년부터 36년까지의 급박했던 기간을 뜻한다”며 “총독부가 자신들의 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비상시 아리랑’을 급조해서 유포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총독부 기관지 <조선>에는 창작 사설이 아닌 전승 사설만 수록되었으나 총독부가 책으로 출간하면서 ‘비상시 아리랑’을 특별히 별면에 실은 것으로 미루어 이 노래가 김지연의 작사나 의도가 아니라 총독부의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그는 총독부가 아리랑 가락을 민심 조작을 위한 선전용으로 활용하려 한 것으로 보아, 이 시기에 아리랑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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