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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8 20:32 수정 : 2005.02.28 20:32

28일 타계한 한국 현대미술의 산 증인 월전 장우성 화백은 평생을 한국화의 새로운 형식과 방향을 모색하며 우리화단을 이끌었다.

그는 동양 고유의 정신과 격조를 계승하며 현대적 조형기법을 조화시킨 '신문인화'의 회화세계를 구축, 근대적 화풍을 이룩해 해방 이후 새로운 미술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그는 시서화를 온전히 갖추어 전통문인화의 높고 깊은 세계를 내적, 외적으로 일치시킨 경지에 이른 마지막 문인화가로 평가받는다.

먼저 한학을 배운 뒤 그림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에 학문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경지에서 출발한 월전은 그림에 맞는 화제를 스스로 지어 그림속에 적어넣음으로써 이상적인 문인화의 세계를 펼쳐 보였다.

그는 학이나 백로, 인물, 정물, 산수 등을 즐겨 그렸는데 간결하고 응축된 선으로 대상의 본질적 형태를 창출해내고 그 주변에 여백을 설정함으로써 최대한의 여운을 얻어내는 화면처리가 돋보였다.

그래서 월전의 그림들에서는 그윽한 선비정신이배어 나온다.

1980년대 이후 비판적 현실인식을 가진 문인화의 세계를 펼쳤으며 90년대 이후에 는 더욱 깊고 유려한 먹과 선으로 깊은 명상에서 얻어지는 선(禪)의 정적과 탈속의 경계를 보여주었다.

말년이랄 수 있는 2001년작 인물화 '단군일백오십대손'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휴대전화를 손에 든 젊은 여성의 모습을 그릴 정도로 과거에 안주하거나 고루한 인습을 고집하지 않고 늘 참신하고 창조적인 세계를 펼쳐왔다.

제자인 이열모 전 성균관대 교수는 94년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월전 회고 80년전'을 맞아 "많은 미술가들이 전후 이래 범람하는 외래사조에 매몰되어 자아상실의 늪에서 허우적 거릴 때 선생은 고고하게 지조를 지키면서 동양화 본역의 영역에서 화도를 닦아왔다"고 평했다.

평생을 작품활동에 매진한 월전은 작가로서뿐 아니라 교육자로서 제자양성에도힘썼다.

박노수, 권영우, 이영찬 등 옛 제자들과 이종상, 오용길, 김보희, 김대원,조환, 이왈종 같은 화단의 '맹장'들이 그가 길러낸 제자들이다.

그러나 친일 시비에휘말리며 불편한 만년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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