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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1 17:12 수정 : 2005.03.01 17:12



쉼없는 노래·역동적 안무 ‘우와∼’

오랫동안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했던 우리 관객에게 지난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빅토르 위고 원작의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귀에 감기는 54개의 샹송풍 노래와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안무만으로 2시간반 동안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최근 보기 드물게 기립박수까지 이끌어냈다.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전세계 11개국에서 1천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오페레타의 본고장 프랑스인들이 ‘국민 뮤지컬’로 내세웠던 저력을 말해주었다.

특히 이 뮤지컬의 최대 매력은 작곡가 리샤르 코시앙트가 만든 노래였다. 무대가 열리며 음유시인 그랭그와르가 등장해 “신의 권력이 절대적이었던 1482년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일어난 사랑과 욕망의 이야기”라는 서곡 ‘대성당의 시대’를 멋들어지게 불러제낀 것을 시작으로 ‘벨’ ‘너의 집은 나의 집’ ‘아베 마리아’ ‘살리라’ ‘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 등의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는 귀를 자극시키며 단순한 대사 이상의 전달효과를 냈다.

또 현대무용과 애크러배틱, 브레이크 댄스가 적절하게 결합된 안무도 극의 감동을 더했다. 숙련된 무용수들은 세종문화회관의 드넓은 무대 위를 휘저으면서 뛰고 구르며 ’광란의 축제’를 벌였고 노틀담 성당의 벽을 기어오르고, 거대한 종의 추로 매달리면서 또다른 무대세트로 변신했다.

감각적인 조명과 거대한 노트르담 성당에서 순간적으로 사선의 감옥 등으로 바뀌는 석조 구조물을 비롯한 인상적인 무대세트도 프랑스 특유의 순도높은 무대예술을 엿보게 했다.

이와 함께 노틀담 성당의 곱추 종지기 콰지모도 역의 맷 로랑,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역의 나디아 벨, 에스메랄다를 탐내다 파멸한 성직자 프롤르 역의 미셸 파스칼 등 주역배우 7명의 가창력과 연기도 빼어났다.


또한 매혹적인 집시 여인을 두고 벌이는 콰지모도와 페뷔스, 프롤로 등 세 남자의 갈등을 씨줄로 삼고 가톨릭 교회의 타락상과 지배계급의 추악함, 가진 자의 착취 등 사회적 배경을 날줄로 엮어 시종일관 극적 긴장감을 유지시킨 연출도 돋보였다.

그러나 고가의 공연 프로그램 책자 외에 뮤지컬 넘버만을 소개한 미니 팸플릿을 따로 제작해 관객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기획사의 천박한 상술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02)501-137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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