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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1 17:15 수정 : 2005.03.01 17:15

“진짜 우리 춤은 수컷의 것이야, 얼쑤∼”
숨은 일곱 춤꾼의 ‘아우성’

8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은 대단히 도발적이다. 진짜 춤은 ‘수컷’의 것이라고 아우성치는 자리다. 머리는 희끗희끗, 입은 걸죽한 일곱 남성들이 우리춤의 알심을 보여주겠다며 옷고름을 여몄다.

하나같이 숨은 춤꾼들이었다. 제도권 무용교육을 받지 않은 채 제 춤의 영역을 구축해온데다, 승무나 살풀이로 대변되는 주류 전통춤에서 벗어나 있는, 이를테면 야인들이다. 2002년 같은 이름의 공연을 통해 비로소 얼굴을 알렸다. 관객들은 줄곧 재공연을 외쳤고, 이제야 다시 멍석이 깔린 것.

먼저 올해 미수(88살)에 이른 문장원 선생의 동래입춤을 볼 수 있다. “순사 앞에서는 무릎 꿇지 않아도 동래 기생한테는 무릎을 꿇는다는” 전설의 동래 기방을 15살 때부터 드나들며 춤을 익혔던 한량 중의 한량이다. 1930년대 동래의 정월 대보름 축제인 ‘동래야유’에서 춤을 추며 품새를 다졌는데 어느새 그 춤이 나라 재산이 됐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유’ 예능 보유자다. 허튼춤, 입춤으로 불리는 그의 춤은 특정의 얼개가 없는 즉흥춤으로 유명하다. 나이 때문에 돋움새 따위의 몸선이 크진 않지만 특유의 엇박춤이 일품이다.

아버지가 호남여성농악단 단장이었던 김운태(41)씨의 채상소고춤도 만날 수 있다. 전립에 달린 긴 띠를 돌리면서 춤을 추는 채상소고춤은 빠르고 화려한 자반뒤집기 따위가 맛이다. 그의 춤이 내보이는 힘과 기교는 7살 무렵부터 따라다닌 유랑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면모를 그대로 드러낼 참이다. 농군들이 칠월 보름날(백중) 밤새 흥을 즐기던 ‘밀양 백중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보유자인 하용부(50)씨, 풍류와 한량의 기질이 춤이 된 ‘양산학춤’의 김덕명(81)씨, 농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고깔소고춤을 선보일, 삶의 대부분을 판의 상쇠로 살았던 용인민속촌 농악단 단장 정인삼(63)씨 등 면면이 옹차다.

국립국악원 민족연주단 예술감독인 김청만씨가 쥘 장구를 위시로 피리, 대금, 해금, 거문고까지 모두 명인들 몫이다. 그들의 시나위 음악으로 무대부터 춤을 출 판이다. 축제의땅 대표인 진옥섭씨가 기획하고 연출했다. (02)541-5925.

임인택 기자, 사진 축제의땅 제공.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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