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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1 17:58 수정 : 2005.03.01 17:58

얼마 전 정보통신부에서 인재 추천 회사의 도움을 받아 공무원 승진 심사에 민간인을 직접 참여시키는 ‘인사 혁신 실험’을 단행했다고 한다. 이 부처의 중간 관리자인 사무관(5급) 승진시험 심사에 민간 전문가 26명을 면접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승진 후보자 164명에 대해 집단 또는 개별 면접 등 여러 차례의 심층 면접을 벌였다는 얘기다. 정부 부처의 공무원 승진 심사에 민간 전문가가 직접 참여하는 것은 새롭고 그럴듯한 일이지만, 이를 부르는 말이 ‘헤드 헌터’(head hunter)라니 어쩐지 석연찮다.

본디 이 말은 원시 부족들이 상대 부족의 머리를 잘라오는 ‘머리 사냥’(헤드 헌팅)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임원이나 전문인력 등을 기업체에 소개하는 사람이나 업체를 일컫는 말로 바꿔 쓴다. 지극히 속된 외래어인데도 말이다.

사회가 다양화하고 직업이 세분화하면서 직종도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이름도 일에 걸맞게 지어야 할 것이다. 이런 회사 이름을 ‘헤드 헌팅’보다는 ‘인력 중개 업체’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 ‘헤드 헌터’라기보다는 ‘인력 중개인’ 정도로 부르는 편이 훨씬 나을 듯싶다.

또, 사람들이 주식·증권에 관심이 많다 보니 나라 안팎의 복잡한 주식시장 흐름을 그때그때 분석해 주는 전문가 직종이 새로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흔히 ‘애널리스트’(analyst)라고 하는데 이것도 ‘증시 분석가’로 바꿔 부르면 좋겠다. 일반적으로는 그냥 분석가·해설가로 쓰면 될 터이다.

우리말에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귀찮은 외래어 대신 새로 짓거나 바꿔 부를 말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최용기/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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