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계 향한 쓴소리 요즘도 이런 책이 나온다. <한국 노동사와 미래>(도서출판 선인). 제목의 ‘무게’는 그 ‘부피’에서 확증 된다. 1842쪽의 글을 세 권에 나눠 담았다. 그 고갱이는 17세기 이후 한국 노동사지만, 당대의 세계운동사도 함께 엮었다. 이런 주제의 책을 ‘원·투·쓰리’로 펴내는 것은 1980년대에나 있었음직한 일이다. 그러나 놀라운 일은 따로 있다. 바로 책을 쓴 지은이다. 올해 56살의 김영곤(사진)씨는 1972년부터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청년 노동자 전태일이 죽은 지 꼭 2년 뒤였다. 사립명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진로를 고민하다” 서울 구로공단의 한 공장에 취업했다. 위장취업이나 조직적 투신 같은 말조차 생겨나기 전이었다. 일종의 ‘고독한 결단’이었던 셈이다. 이후 반유신 투쟁, 민주노조 건설운동, 노동자 대투쟁 등에 앞장서며 70년대와 80년대를 보냈다. 81년 가을 대졸 학력이 드러나 쫓겨났지만, 84년에 다시 공장에 들어가 1987년까지 ‘현장’을 지켰다. 1988년부터는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등에서 일하면서 전노협의 출범과 함께 했다. 대우중공업 노조 사무국장,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소장 등도 역임했다. 당국의 수배에 쫓긴 기간만 13년이다. 70·80년대 노동현장 활동
90년대 후반 정당 중심·이기주의 고민
‘고독한 공부 10년’ 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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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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