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수씨의 <볼레로 2001>(2001년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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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수 안은미 전미숙 홍승엽씨 ‘오늘의 춤작가 초대전’ 안성수, 안은미, 전미숙, 홍승엽이 한데 모였다. 하나같이 40대로서 우리 현대무용계를 중심에서 떠받치는 대들보다. 12~13일 서울엘지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지는 <오늘의 춤작가 빅 4 초대전>에서 저마다 신작이나 대표작을 선보인다. 안성수, 전미숙씨가 신작을 준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인 전씨의 <반·갑·습·니·까>는 겉과 속이 다른 현대인의 일상적 만남을 춤으로 그린다. ‘반갑습니까’는 거짓 표정 뒤에 감춘 우리들의 속내를 묻는 도발적 질문인 셈이다. “솔직하고 대담한 예술”을 지론으로 삼으며 그간 ‘개인’보다 ‘관계’에 더 많은 무게를 둬왔던 그답다. <볼레로 2005>를 올리는 안씨는 일반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무용을 배운 늦깎이다. 그런데도 독특하고 섬세한 안무로 삽시에 주목받았다. <볼레로 2005>는 모리스 라벨의 대표곡 <볼레로>를 춤감으로 삼았다. 힘과 속도가 리드미컬하게 더해지는 <볼레로>를 모티브로 처음 작품을 시도한 지 이미 8년째다. “이번엔 이 음악을 움직임으로만 보여주겠다”고 하니, 음악적 이해의 깊이나 춤 감각의 변이를 오롯이 눈으로 확인해야겠다. 홍승엽씨는 시간과 존재의 관계 및 정체성을 살폈던 <데자뷔> 가운데 일부를 다시 올린다. 2000년 프랑스의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홍씨가 나라밖에서 먼저 진가를 인정받은 계기였다. 표현이 문학적이고 세련된데다 작품 곳곳에 서린 위트가 특장이다. <데자뷔>에도 놀이적 요소가 적지 않은데 “무작정 대중의 기호를 맞추는 게 아니라, 관객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재미’가 필수”라는 자신의 철학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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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엠시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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