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센터에선 ‘블루’ 전 미술관객들의 봄은 새 전시 나들이의 파릇한 설레임으로 온다. 발길은 청와대를 품에 안은 백악산 뒷쪽 서울 평창골로 간다. 들머리인 부암동 환기 미술관에서는 생전 부부작가였던 수화 김환기(1913~1974)와 김향안(1916~2004)의 훈훈한 연정이 봄바람에 실려온다. 김향안 1주기전 ‘영원의 노래’(4월24일까지·02-391-7703)다. 시인 이상과 사별한 뒤 김환기와 운명적으로 재혼한 한 여성예인의 삶과 열정을 작품들로 모두었다. 김향안의 그림은 환상적 색조와 상징적 이미지가 매혹적이다. 파스텔톤의 붉은 빛의 대지와 꽃, 남유럽 여행 때 그린 아련한 푸른빛 하늘과 알프스 몽블랑 연작, 창백한 달밤 교회 그림 등은 그를 모델로 한 수화의 명쾌한 초상이나 유화, 드로잉 등의 선묘와 음양의 고리가 맞아떨어진다. 가나아트센터(02-720-1020)는 동서고금의 푸른색 미술품들만 모은 ‘블루’전(27일까지)을 차렸다. 청색이 지닌 결핍·우울, 희망의 상반된 의미를 여러 장르 작품 70여점으로 추렸다. 초현실주의자 마그리트가 <모나리자>를 재구성한 유화 <라 조콘다>에서 즐겨그린 파릇한 하늘을 보고, 보기 드문 장욱진의 청색 새그림과 샤갈의 연인들 그림 등에서 눈맛을 다신다. 최소영씨 청바지 조각 풍경화 등을 눈아귀에 넣고 청화백자 연적, 필통 등을 보며 상큼하게 감상을 갈무리한다. 도심에서는 서울 운니동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간다. 4월 국내공연하는 일본 전통극 ‘가부키’의 주연배우 의상 12점을 14일까지 전시중이다. 격자, 용, 구름 무늬의 기모노와 종이옷인 가미코 등에서 일본 예술 특유의 화려·비장한 장식미가 선뜩 비친다. (02)765-3011.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문화일반 |
미술관의 봄, 날 오라 하네 |
가나아트센터에선 ‘블루’ 전 미술관객들의 봄은 새 전시 나들이의 파릇한 설레임으로 온다. 발길은 청와대를 품에 안은 백악산 뒷쪽 서울 평창골로 간다. 들머리인 부암동 환기 미술관에서는 생전 부부작가였던 수화 김환기(1913~1974)와 김향안(1916~2004)의 훈훈한 연정이 봄바람에 실려온다. 김향안 1주기전 ‘영원의 노래’(4월24일까지·02-391-7703)다. 시인 이상과 사별한 뒤 김환기와 운명적으로 재혼한 한 여성예인의 삶과 열정을 작품들로 모두었다. 김향안의 그림은 환상적 색조와 상징적 이미지가 매혹적이다. 파스텔톤의 붉은 빛의 대지와 꽃, 남유럽 여행 때 그린 아련한 푸른빛 하늘과 알프스 몽블랑 연작, 창백한 달밤 교회 그림 등은 그를 모델로 한 수화의 명쾌한 초상이나 유화, 드로잉 등의 선묘와 음양의 고리가 맞아떨어진다. 가나아트센터(02-720-1020)는 동서고금의 푸른색 미술품들만 모은 ‘블루’전(27일까지)을 차렸다. 청색이 지닌 결핍·우울, 희망의 상반된 의미를 여러 장르 작품 70여점으로 추렸다. 초현실주의자 마그리트가 <모나리자>를 재구성한 유화 <라 조콘다>에서 즐겨그린 파릇한 하늘을 보고, 보기 드문 장욱진의 청색 새그림과 샤갈의 연인들 그림 등에서 눈맛을 다신다. 최소영씨 청바지 조각 풍경화 등을 눈아귀에 넣고 청화백자 연적, 필통 등을 보며 상큼하게 감상을 갈무리한다. 도심에서는 서울 운니동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간다. 4월 국내공연하는 일본 전통극 ‘가부키’의 주연배우 의상 12점을 14일까지 전시중이다. 격자, 용, 구름 무늬의 기모노와 종이옷인 가미코 등에서 일본 예술 특유의 화려·비장한 장식미가 선뜩 비친다. (02)765-3011.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