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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5 18:23 수정 : 2005.03.15 18:23

우리나라에서도 묘지, 장례 풍습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오랜 세월 명당 자리에 묏자리를 잡아 ‘뫼’를 쓰는 것을 당연한 도리로 알고 ‘매장’을 하던 전통적 풍습이 이제는 많이 ‘화장’으로 돌아서고 있으니 말이다. 나라 정책 뒷받침도 있겠고, 도시화와 언론의 계몽, 사회 원로들의 인식 변화 두루 풍습을 바꾸어가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른바 ‘납골당’이라는 말을 대신할 만한 말은 아직 나오지 않은 듯하다. “주검을 화장하여 유골을 그릇에 담아 안치하는 곳”이 납골당이다. 연고자가 없거나 뫼를 관리하기 어려운 이가 주로 이용했으나, 애초에는 불가, 또는 불교를 믿는 이의 유언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절간에 모셔 두고 제삿날에 불공을 올리는 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불교권인 동남아·일본 쪽에서 성행하였는데, 이젠 종교를 가리지 않으며, 좁은 땅에 뫼터 점유율이 높아져 ‘뫼’를 쓰기도 어려워졌다.

‘납골당’을 일본식이라 하여 ‘영실(靈室), 조상의 집, 추모당, 추모원’ 등으로 이름을 바꿔 붙이기도 한다. ‘영실’은 불교 용어로 ‘위패를 두는 빈소’라는 뜻이고, ‘조상의 집’ ‘추모당’ ‘추모원’ 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이런 이름들도 나름의 의미는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납골당’이란 뜻을 제대로 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좀더 분명한 의미로 ‘내항묘’(內缸墓)나 ‘내실묘’(內室墓)를 만들어 쓸 수도 있을 듯하다. ‘내항묘’는 ‘항아리 안에 모신 묘’라는 말이고 ‘내실묘’는 ‘실내에 모신 묘’라는 뜻을 담았다. 물론, 당장 쓰기엔 낯설기도 하고 좀 어렵기도 하다.

최용기/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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