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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6 06:54 수정 : 2005.03.16 06:54

오는 4월 7일은 제49회 신문의 날. 1896년 서재필이 창간한 독립신문 창간일을 기념해 1957년 한국신문편집인협회(현재의 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이 날을 신문의 날로 제정했으며, 지금은 편집인협회와 함께 한국신문협회ㆍ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가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 망언과 역사교과서 왜곡, 한승조 교수 등의 친일 옹호 발언 등으로배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있는 가운데 '신문의 날'에도 친일 논란의 불똥이 튀었다.

인터넷신문 등에 칼럼과 기사를 기고하고 있는 재야언론인 박선협(65ㆍ서울 관악구 봉천동) 씨는 지난달 청와대에 '신문의 날'을 혁파해야 한다는 민원을 제출했다.

독립신문이 친일 논조를 펼쳤고 창간을 주도한 서재필이 친일 행각을 벌였으므로 이 신문의 창간을 기념해 제정된 신문의 날은 다른 날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선협 씨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광복 60주년의 해를 맞아 광복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우기 위해 청와대에 민원을 냈다"면서 "매국노 이완용도 독립협회에 참여했을 정도로 당시 서재필과 독립신문은 일본의 힘을 빌려 청나라로부터독립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서대문형무소 자리에 꾸며진 서울 현저동의 독립공원도 광복공원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박씨에게 "관련단체에 넘겨 검토하겠다"는 회신을 보내는 한편 문화관광부에 이관했으며 문화부는 신문협회ㆍ편집인협회ㆍ기자협회에 검토 의견 제출을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문화관광부의 김정화 사무관은 "신문의 날은 정부가 제정한 국경일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제정해 기념하는 날이어서 언론계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씨의 주장에 대해 언론단체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편집인협회의 최문기 사무총장은 "이사회에 보고해 논의는 하겠지만 신문의 날이 큰 문제가 있다고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으며, 이천구 기자협회 사무국장도 "전문가에게 자문해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관련학계에서도 신문의 날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를이루고 있다.

정진석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의 날은 서재필 개인이 아니라 독립신문 창간을 기념하는 날이며, 독립신문은 최초의 민간지로서 개화사상과 독립운동의 정신적 원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추진하는 등 과거사 규명에 앞장서온 민족문제연구소의 김민철 연구실장도 "서재필과 독립신문이 친일적 논조를 펼친 것은 러시아의 침략을경계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본질을 꿰뚫지 못한 시대적 한계 때문"이라며 "독립신문의 의미가 과도하게 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신문의 날을 바꿀 정도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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