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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6 11:43 수정 : 2005.03.16 11:43

대한제국 광무 9년(1905) 1월22일 일본정부는 각의를 개최한 데 이어 같은 해 2월22일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로 "독도는 무인도로서 타국이 점령 지배하고 있지 않으므로 일본령으로 삼고 시마네현 이키도사(隱岐島司)의 소관으로 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일본은 소위 국제법에 의한 무주물선점(無主物先占) 논리를 내세워 독도가자국영토임을 주장하는 주요한 근거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더해 일본은 1951년 9월, 2차 세계대전 전후처리를 표방한 샌프란시스코평화협약 어디에도 독도가 한국령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곳이 없다는 점을 보강하는방식으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한다.

하지만 1905년 각의 의결을 통해 독도가 자국령임을 선언한 이러한 조치는 시계추를 약 30년만 거꾸로 돌려가면 희대의 역설적 상황이 발생한다.

근대화의 기치를 선언한 일본 메이지정부는 1876년 10월16일, 일본 내무성은 5개월간에 걸친 17세기 조선-일본 양국간 관련 왕복문건들을 검토한 결과 울릉도와독도는 조선의 영토이므로 일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이런 견해는 1877년 3월17일, 태정관(일종의 내각)에 보고되고 이를 토대로 태정관은 같은 해 3월29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지령문을 내무성에 하달한다.

"품의한 취지의 죽도(竹島.독도) 외 일도지건(一島之件.울릉도 관련 건)에 대하여 일본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이에 의해 1886년 일본 해군성 수로국에서 작성한 환영수로지라는 지도 제2권제2판에서는 독도를 리앙쿠르열암이라는 서양식 이름으로 수록하면서 독도에대해 '조선동안'(朝鮮東岸)에 넣고 있다.

이런 것들로 볼 때 일본이 독도를 자국영토라고 인식 혹은 강변하기 시작한 것은 대한제국을 본격침탈한 1905년 무렵 이후임을 알 수 있으며, 그 이전에는 조선(혹은 대한제국) 영토로 인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1877년 태정관 지령이 명확히하고 있듯이 조선이 울릉도와 함께 독도를자국 영역으로 삼고 그에 대한 통치력과 지배권을 행사했음은 일일이 그런 사례를거론하기 벅찰 정도로 많다.

그 근원을 혹자는 삼국사기 이사부 열전에 기록된 지증왕(재위 500-514년) 대신라에 의한 우산국 정벌을 들기도 하나, 사실 삼국시대에 신라가 독도에 우산국(울릉도)뿐 아니라 독도에 대해서도 자국의 왕토로 삼거나 인식했는지는 분명치않다.

고려시대 관련 기록에도 울릉도는 더러 보이나 독도에 관한 유별난 언급은 발견하기 힘들다.

다만 지리적 인접성으로 보아 독도가 고려시대는 물론이고 멀게는 이사부 시대까지 울릉도와 한 묶음이 되었을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적어도 기록상으로 독도는 완연하게 일종의 모도라고 할 수 있는 울릉도와 함께 세트화해 등장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우산과 무릉의 두 섬이 울진현 정동해 속에 있다"고 하면서 덧붙이기를 "두 섬은 거리가 멀지 않아 날씨가 청명하면 볼 수 있다"고 했다.

우산이 울릉도임이 확실한 이상 무릉 또한 독도를 지칭하고 있음은 불문가지. 이후 울릉도와 독도 관련 기록은 이를 계승하게 된다.

울릉도와 독도 역사에서 획기를 이루는 대목은 조선왕조가 초기 이후 줄곧 공도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공도란 말 그대로 사람을 내륙으로 강제로옮기게 하는 것. 최근 목포대 정병준 교수가 공개한 문건들에 의하면 일본은 독도뿐만 아니라 울릉도까지 자국영토임을 주장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이들 두 섬이 사실상 무인도였음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독도 문제에 관여해온 백충현 서울대 명예교수의 답변은 간결하다.

"공도 정책을 취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 자국 영토가 아닌 곳에다가 공도정책을 취한단 말인가?" 이러한 공도정책은 조선후기 고종 때인 1882년을 고비로 적극적인 개척으로 바뀌게 된다.

1900년(광무 4) 10월25일 대한제국 황제 고종은 칙령 제41호를 통해 울릉도를 울도로 개편하고, 그 도감은 군수로 개편하게 된다.

백충현 교수는 "각종 기록에 의하건대 조선(대한제국 포함)은 줄곧 울릉도와 독도가 자국 땅임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아이덴터티를 끊임없이 우리는 확인하곤 했다"면서 "독도가 우리 땅임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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