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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6 19:40 수정 : 2005.03.16 19:40

“지문날인 거부뒤 나를 찾았죠”

“지문날인은 재일 한국인들의 빼앗긴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지문날인을 거부함으로써 많은 희생과 정신적인 고통도 경험했지만, 한편으로는 내 속에 있던 것을 토해냄으로써 재일 한국인으로써 당당히 일본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고 느꼈어요.

오는 24일 재일 한국인의 지문날인 거부와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을 묻는 연극 <선택>의 초연을 앞둔 실제 주인공인 재일 피아니스트 최선애(45·왼쪽)씨는 “나 자신 문제가 극화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재일 동포의 지문날인을 거부하고 재일 동포의 인권회복 운동에 평생을 바쳤던 고 최창화(1929~1995) 목사의 장녀인 그는 역시 지문날인 거부를 이유로 영주권을 박탈당하자 15년간이나 끈질긴 법정투쟁을 벌여 마침내 법무성으로부터 영주권을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은 그 사건을 바탕으로 그가 2000년 발간한 수기 <내 나라를 찾아서>를 극화한 것으로 24일과 25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세계 초연에 이어 28일과 29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일본 작가 쓰쓰미 하루에가 극본을 쓰고 1995년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연출가상을 수상한 스에키 도시후미가 연출을 맡았으며 일본 배우들이 출연한다.

일본에서 매일 연습을 지켜보았다는 그는 “배우들의 박진감 있는 연기에 용기를 더욱 얻었다”면서 “작품 내용이 한국인에게 얼마큼 이해될까 걱정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한·일 두 나라 사이에 불거지고 있는 독도 문제와 관련해 “나는 여기서, 일본 쪽의 정보만을 접하면서, 한·일간의 ‘상처’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인과의 결혼 이유에 대해 “일본인과의 결혼은 내게 자연스런 것이었다. 일본인이기 때문에 결혼한 것은 아니다. 음악이라는 공통의 표현수단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컸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그가 유학시절 만나 결혼한 일본인 남편인 첼리스트 미야케 스스무(43·오른쪽)가 실제로 출연하며 국내 정상급 성우 김종성씨와 장유진씨가 ‘동시통역’을 맡는다. (02)742-987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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