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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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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제는 스토리였다.
MBC TV 수목드라마 '슬픈 연가'(극본 이성은, 연출 유철용)가 17일 시청률 15.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 막을 내렸다. 비교적 경쟁 상대가 약했던 SBS TV '봄날'은 '고현정 효과'로 인해 30%대까지 오르는 찰나의 영광이라도 누렸다. 그러나 '슬픈 연가'는 '해신'의 높고 두터운 벽에 막혀 제대로 시청률 20% 조차 넘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슬픈 연가'의 패인은 단지 '해신' 탓만은 아니다. 남녀의 사랑이라는 아주 단순한 멜로 드라마를 그야말로 단순하게 풀어버린 때문이다. 드라마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어쩔 수 없는 이별, 백마 탄 왕자, 두 남자가 친구라는 설정, 다시 흔들리는 감정, 갈등 끝에 당연히 택한 영원한 사랑, 그리고 2세까지. 어딘가 한번 봤을 듯한 설정은 모두 끌어온 형국이다.
이 때문에 묵직한 영상도, 진중한 연기도 빛을 잃어버렸다.
숱한 드라마들의 기본 설정은 멜로다. 같은 멜로 드라마임에도, 스타 배우를 기용해도 성공하는 드라마가 있고, 실패하는 드라마가 있다. '슬픈 연가'는 특히나 외적인 조건이 좋은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새로운 드라마 접근법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아쉬움으로 변했다.
'슬픈 연가' 제작사는 그럼에도 수익상으로는 성공을 거뒀다. 드라마도 망하고,제작비도 못건지는 경우보다는 백번 낫다. 그럼에도 드라마를 어떤 가치로 바라봐야 하느냐의 문제가 또한번 제기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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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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