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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9 22:11 수정 : 2005.01.09 22:11

‘사랑’이라는 말을 사전들에서 찾아보면, “남녀간에 상대에게 끌려 좋아하는 마음”이나, “어버이·스승·윗사람이 자손·제자·아랫사람을 아끼는 마음” 또는 “남을 돕고 어떤 사물을 귀중히 여기는 마음” 들이라고들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말이 그렇게만 쓰인 것은 아니었다. ‘생각’이라는 뜻으로도 쓰였던 것이다.

‘사랑’의 옛말 ‘ㅅ.랑’이 쓰인 자취를 더듬어 보자. ‘생각’이란 뜻으로는

“어즈러운 ㅅ.랑(亂思):<능엄경언해>

ㅅ.랑이 그츠리라(思斷):<원각경언해>

ㅅ.랑컨댄(思惟):<능엄경언해>”

들처럼 쓰였고, ‘사랑’이란 뜻으로는

“ㅅ.랑을 ㅁ.ㅣ잣던(結愛):<두시언해>


ㅈ.ㅣ조ㄹ.ㄹ ㅅ.랑ㅎ.놋다(愛才):<두시언해>

뉘 아니 ㅅ.랑ㅎ.△.ㅸ.리(孰不思懷):<용비어천가>”

들처럼 쓰였다.

‘思’나 ‘愛’ 따위로 뜻옮김은 했을망정, ‘ㅅ.랑’을 우리말로 다루고 있다.

그런데, ‘사랑’도 한자말이라고 우긴다. 그 터무니로, ‘생각’으로 쓰인

“밥 먹고져 ㅎ.야 ㅅ.랑ㅎ.리라(思量飯喫):<번역노걸대>(1517)”

의 ‘思量’을 내세웠다.(이런 경우 ‘누구’라고 밝히는 건 도리가 아니다.)

‘사량’이 ‘사랑’으로 바뀌고, ‘생각’도 ‘사랑’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럴싸하다. 그러나 그럴 필요도 없다.

중국 문헌에 ‘思郞’이나 ‘思娘’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또 그 ‘思郞, 思娘’이 우리말 ‘사랑’의 말밑이라고 우길 것이 틀림없다.

다시 생각해 보자. 중국에 ‘思量, 思郞, 思娘’이 있거나 말거나, 우리 ‘사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우리말이 아니고 한자말이라고 할까봐 미리 막아 둔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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