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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2 17:18 수정 : 2005.03.22 17:18



인간 허위와 가식을 꼬집다 빠르게, 자유롭게, 재미있게…

무용을 통한 사회적 발언을 주저하지 않는 영국의 대표적 현대무용단 ‘디브이에이트(DV8)’가 올 신작을 서울에서 처음 발표한다.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엘지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지는 <저스트 포 쇼(Just for Show)>다.

김말복 이화여대 교수(무용학과)의 지적처럼 거칠고 과격하면서 메시지는 없는 신체극이 현대 유럽 무용판을 주도하는 가운데, 디브이에이트의 좌표는 두드러진다.

일단 안무의 파격을 일삼는 신체극의 흐름을 거부하진 않지만 관객과의 호흡을 치밀하게 계산한다. 거기에 대단히 현실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데 어깨에 힘을 빼고 농담을 던지며 재치까지 부리는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1986년 영국에서 무용단이 꾸려진 이래, 동성애자의 비극을 다뤄 논란을 일으켰던 <단색 인간들의 사라진 꿈(Dead Dreams of Monochrome Men)>(1988년), 술집을 배경으로 한 사회의 폭력성을 꿰뚫었던 <엔터 아킬레스> 따위로 끊임없이 주목을 받아왔다. 그 밑바탕엔 무용단을 만든 로이드 뉴슨(49) 예술감독의 독특한 이력이 힘을 미치는 듯하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심리 치료사로 일하다 뒤늦게 발레단에서 무용을 시작했다.

<저스트 포 쇼>는 인간의 허위와 가식의 근원을 짚어보는 작품이라고 한다. 무용수들이 3차원 영상에서 빚어지는 이미지들과 함께 춤추고 뒤엉킨다. 빠르고 자유롭다. 영상, 조명 장치와 무용수들의 역동성으로 무대 위 풍광은 다채롭고도 강렬하다.

무용단의 파격성과 예술적 자유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이 위촉해 만든 <삶의 대가>을 통해서도 대번에 가늠할 수 있다. 작품을 본 재독 안무가 김윤정씨는 “아름다운 발레리나를 연상시키는 무용수와 상반신만 있는 무용수가 두 팔로 걷는 듀엣 장면”을 두고 “이보다 더 눈물나는 이인무는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은 <삶의 대가>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것이다. 디브이에이트의 첫 방한이기도 하다. DV8은 영어단어 ‘일탈하다(Deviate)’, 무대와 영상의 결합을 의미하는 ‘Dance & Video 8’을 암시한다.

“‘현실’은 바라보는 이에 따라 변화한다”며 “현대 무용이야말로 끊임없이 자신과 외부세계를 관찰하고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뉴슨을 서울에서 만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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