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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4 19:59 수정 : 2005.03.24 19:59

“세나라 역사인식 눈높이 활발한 연구로 맞춰질것”

그의 한국말은 서투르다.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한국에 온 지 1년이 다 됐지만, 한국말은 여전히 어려운 언어다. 그러나 마쓰모토 다케노리(사진) 도쿄대 교수에게 더 어려운 것이 있다. 역사다. 사회경제사를 전공한 그는 지난 3년간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 <미래를 여는 역사>의 집필위원으로 일했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인식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그 나라 언어를 익히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지난 23일 마쓰모토 교수는 성대 동아시아학술원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 과정을 되돌아보는 작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가 역사교과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2001년이었다. 당시 후소사판 역사교과서 파동이 일어나자, “학부모 및 지역주민으로서 불채택 운동에 참가했고, 이 경험을 통해 역사교과서의 ‘전략적 의의’를 인식”하게 됐다. “전후의 (한·일)화해라는 실천적 과제는 동아시아 공통의 역사 교과서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굳혔다.

공동교과서 발간의 대장정은 녹록치 않았다. 세나라의 양심적 학자들이 마주 앉았지만, 여전히 ‘인식의 불일치’가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3·1운동이 5·4운동에 영향을 줬다는 걸, 한·일 학자들은 인정하지만 중국 학자들은 동의하지 않았어요. 반면 근현대사 시기 구분의 기준을 청일전쟁으로 하자는 일본 학자들의 제안에는 한·중 학자들이 반대했죠. 또 한국 학자들이 안중근 ‘의사’라고 표현하는 것은 ‘우익’적인 뉘앙스가 많아 일본 학자들에겐 낯설었어요.”

그러나 마쓰모토 교수는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연구교류 축적을 통해 공통의 역사인식 합의에 이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느꼈다”라며, “중요한 것은 솔직한 대화”라고 낙관했다. 이날 포럼은 오는 28일이면 다시 도쿄대로 돌아가는 그를 위해 한국 역사학자들이 마련한 ‘송별의 자리’이기도 했다. 2001년에 이어 2005년에도 그는 후소사판 교과서 불채택운동을 벌이는 ‘학부모’로서 도쿄를 누빌 예정이다.

글·사진/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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