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명칭 사용금지 판결에 당혹

청주 예술의전당,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등 '예술의전당' 명칭을 사용하는 지방 문화예술기관들이 지난 24일법원의 판결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조경란 부장판사)는 서울 예술의전당이 청주시와 의정부시, 대전시를 상대로 "'예술의전당'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며 지난해 1월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예술의전당'이라는 이름은 보통명사로 볼 수 없고 '청주 예술의전당' 등 처럼지역명을 앞에 써도 서울 예술의전당의 지부로 오인.혼동될 수 있다는 것. 예술의전당은 이미 1988년 이 명칭에 대해 업무표장등록을 마친 바 있다.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여서 당혹스럽다"며 "이제와서 이름을 바꾸는 것도 그렇고 청주, 의정부 등과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의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역시 '예술의전당'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안산 문화예술의전당, 성남 문화예술의전당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은 예술의전당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인 지난해 10월 개관했으며, 성남 문화예술의전당은 오는 10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측은 "개관 전에 예술의전당으로부터 명칭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이미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은 이름이었기 때문에 바꿀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남 문화예술의전당은 아직 정식으로 문을 열지 않은 만큼 그 전에 아예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올 초 실시한 시민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성남 문화예술의전당'이라는 이름을 선호해 결정한 것"이라며 "판결이 이렇게 나온 이상 다음달 초 열릴 이사회에 명칭 변경안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