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연주자 ‘박재천&미연’ 함께 민주화 시위가 줄지었던 1980년대, 춤도 시위였다. 1986년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이 주축이 된 무용단 <불림>과 <디딤>은 여성 노동자의 죽음이나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극장 무대에 올렸다. 시위 현장을 누빈 건 물론이다. 주류 무용계는 발칵 뒤집히거나 철저히 외면했다. “작품을 올린다니까 안기부에서도 전화를 했어요. 지금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정말 유치한 시대였습니다. ”그 맨 앞에 발레를 전공한 조기숙(46)씨가 있었다. “그때는 오롯이 춤에 대해 박수를 치질 않았어요. ‘사랑도 명예도~’(<님을 위한 행진곡>)만 흘러도 사람들은 감동했습니다. 예술적으로 고뇌할 여건이 아니었고 메시지를 담아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능력도 말라갔죠. 완전히 투사가 되거나, 무용을 하려거든 정말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영국 유학길에 오른 게 95년. 무용인으로서는 유례없이 민주화투쟁으로 감옥까지 다녀왔던 자신의 이력 탓인지 국내에서 대학원만 5차례 떨어진 뒤였다. 그가 한국에서 11년 만에 작품을 올린다. 다음달 8~9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만나게 될 <몸놀이>이다. 지난해 귀국해 하반기엔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로 부임했는데, 공연을 앞두고 목소리가 단호하다. “지난 날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지만 고민합니다.” 한국 무용작으로는 유일하게 99년 에딘버러 축제에 참여했고, 경쟁이 치열한 영국 예술원의 지원을 받아 전통 무용과 발레를 접목한
문화일반 |
11년만에 ‘몸놀이’ 로 무대 돌아온 조기숙 교수 |
재즈연주자 ‘박재천&미연’ 함께 민주화 시위가 줄지었던 1980년대, 춤도 시위였다. 1986년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이 주축이 된 무용단 <불림>과 <디딤>은 여성 노동자의 죽음이나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극장 무대에 올렸다. 시위 현장을 누빈 건 물론이다. 주류 무용계는 발칵 뒤집히거나 철저히 외면했다. “작품을 올린다니까 안기부에서도 전화를 했어요. 지금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정말 유치한 시대였습니다. ”그 맨 앞에 발레를 전공한 조기숙(46)씨가 있었다. “그때는 오롯이 춤에 대해 박수를 치질 않았어요. ‘사랑도 명예도~’(<님을 위한 행진곡>)만 흘러도 사람들은 감동했습니다. 예술적으로 고뇌할 여건이 아니었고 메시지를 담아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능력도 말라갔죠. 완전히 투사가 되거나, 무용을 하려거든 정말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영국 유학길에 오른 게 95년. 무용인으로서는 유례없이 민주화투쟁으로 감옥까지 다녀왔던 자신의 이력 탓인지 국내에서 대학원만 5차례 떨어진 뒤였다. 그가 한국에서 11년 만에 작품을 올린다. 다음달 8~9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만나게 될 <몸놀이>이다. 지난해 귀국해 하반기엔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로 부임했는데, 공연을 앞두고 목소리가 단호하다. “지난 날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지만 고민합니다.” 한국 무용작으로는 유일하게 99년 에딘버러 축제에 참여했고, 경쟁이 치열한 영국 예술원의 지원을 받아 전통 무용과 발레를 접목한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