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한한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2일 청담동 조르지오 아르마니 매장에서 열린 국내 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칵테일 리셉션에서 탤런트 고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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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대한 인상은. △내가 왜 이제야 왔나 생각 중이다(웃음). 한국에 매장을 연 이후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사진과 자료들을 통해 정기적으로 매장 상황을 관찰해왔다. 직접 둘러보니 매장이 아주 잘 돼 있어 기분이 좋다. 회견장에 오기 전에 한옥 마을을 둘러보고 한복도 입어보고 화보 촬영을 하면서좋은 시간을 보냈다. 짧은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본몇 명만으로도 한국인들이 좋은 의상과 유행에 관심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방문으로 한국이 내 마음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된 것 같다. --지난 시즌 파리 오뜨꾸띠르에 진출했는데 뒤늦게 진출한 이유는 뭔가. 성과는있었나. △지금까지는 일을 위해 일했고, 새로운 의상과 유행을 추구하기 위해 일을 해왔다. 이번엔 나를 위해 일하고 싶었고 이를 통해 여성들에게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주고 싶었다. 여성들은 뭔가 아름답고 특별하고 희소 가치가 있는 것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세계에서 2~3벌만 존재하는 의상을 통해 특별해질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다. 어제 도쿄 패션쇼에서도 오뜨꾸띠르 의상 30벌을 선보였는데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등 반응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완성도 높은 의상으로 유명한데 인체와 옷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처음 옷을 만들 때는 남자와 여자 모두 그 옷을 통해 멋있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디자인을 했고 자연히 의상과 인체의 관계를 연구하게 됐다. 사람의 몸이 아름답게 보이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체 그대로의 모습으로, 즉 옷을 벗김으로써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옷으로 몸을 아름답게 꾸밈으로써 인체가 멋지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나는 후자를 택했기 때문에 옷 안에서 사람의 몸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고 그옷을 통해 인체가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디자인을 추구해왔다. --아르마니는 디자인이 안정적이고 클래식한 반면 변화와 개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30년전부터 만든 내 수트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활동적인 직장 여성을 위해 편안한 재킷과 통이 넓은 바지를 디자인해왔고 그러다보니 '아르마니는 클래식하다'는 말도 들었지만 반대로 유행에 뒤처진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는 의상을 만들 때 옷을 입는 사람, 그 사람의 직업과 활동 시간 등을 고려해인체에 맞는 편안한 옷을 만들려고 하긴 했지만 매번 디자인할 때마다 조금씩 새로운 부분을 첨가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의무라고 여겨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일흔이 넘었는데 은퇴 후 후계 구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아직은 너무나 일을 하고 싶고 내 일을 통해 평가도 받고 싶기 때문에 당장은퇴할 생각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내가 좋아하고싫어하는 것들과 추구하는 바를 알려줘 내가 없더라도 아르마니 그룹이 지금의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중이다. 내 역사를 계속 이어갈사람들을 찾아낼 생각이다. --최근 아시아 시장과 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최근 일본, 중국, 한국을 보면서 놀라곤 한다. 지난 시즌 내 의상에 동양적인 면을 가미해 동양에서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오랫동안 유럽인들에게 있어 동양은 부유한 사람들만이 한번쯤 올 수 있는 꿈같은 곳이었다. 이들이 직접 접하지 못했던 동양의 매력을 의상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양의 미는 많은 디자이너들을 매혹시켜 왔다. 샤넬 뿐 아니라 존갈리아노가 중국에서, 장 폴 고티에가 인도에서 영감을 얻어 컬렉션에 동양적 색채를 가미한 것만 봐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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