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4.05 17:51 수정 : 2005.04.05 17:51



‘해적’ 이 온다, 화려하게 신난게

김용걸·김지영등 캐스팅 볼거리 풍성

국립발레단이 2005년 닻을 올린다. 첫 정기공연작으로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작 <해적>을 골랐다. 오는 13~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려진다.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 시인 바이런의 서사시를 원작으로 삼은 <해적>은 지중해의 의로운 해적이 악덕 부호에게 팔린 매혹적인 노예 소녀들을 구출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무엇보다 100여명에 이르는 무용수들과 이국적 무대배경으로 볼거리가 두드러지는 대작이다.

그 가운데 알짬 볼거리는 주역 무용수들이다. 국보급이라고 칭할 만한 파리오페라 발레단의 김용걸,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김지영과 일본 케이(K)-발레단의 강화혜를 불렀다. 지금 국립발레단의 간판인 김주원, 이원철도 물론 만날 수 있다. 김용걸과 김지영은 표현력과 기술을 겸비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출신으로 3년 동안 호흡을 맞췄던 단짝이다. 강화혜는 몸선이 발레에 적격인 재일동포 무용수인데 김주원과 마찬가지로 볼쇼이 발레학교를 나왔다. 이런 호화 캐스팅은 드물다. 여기에 송자 대교 회장, 오세훈 변호사 등이 단역으로 출연한다.

모두 3막2장으로 짜인다. 노예로 팔려가는 메도라에게 한눈에 매료당한 콘라드는 해적단 두목이다. 노예상 랑뎀으로부터 메도라를 구출해오지만 부하의 배신으로 목숨까지 잃을 뻔 한다. 메도라는 결국 수많은 노예를 거느리고 있는 터키의 부호 파샤에게 팔려가고 콘라드는 부하를 이끌고 궁전으로 잠입한다. 해적들의 경쾌한 춤, 파샤의 궁전에서 수십명의 무희들이 펼치는 현란한 갈무리 군무 따위로 작품은 더없이 밝다. 특히 콘라드가 메도라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심복 알리가 두 연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3인무’(2막) 등은 놓치면 두고 두고 아쉽겠다.

본래 시의 졸가리와 달리, 주인공의 운명적 사랑과 모험을 돋을새김한 프티파는 46개의 안무 원작을 탄생시키며 19세기에 자신이 속한 키로프 발레단은 물론 러시아 발레를 세계화한 발레 거장이다.


94, 98년에 프티파 버전 <해적>을 국립발레단이 두 차례 올렸지만 러시아 현지에서 의상을 들여오고 원전에 가까운 무대설치까지 러시아에 위탁하긴 처음이다. 무엇보다 지난 2월부터 키로프 발레단 출신 지도자들이 연습을 도왔다. 박인자 예술감독이 새로 부임한 뒤 첫 정기공연이라 그야말로 국립발레단호의 3년간 항로를 앞서 가늠해볼 기회다. “관객들이 뭘 원할지 고민한다. 이번 작은 그야말로 화려하고 신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관객이 들어서면 점차 모던 발레나 대작이 아닌 30분짜리 소품 공연으로 유형을 다양화할 참이다. <해적>은 박 감독의 구름판인 셈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