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응용’ 방한 프랑스 디자이너들

“청바지에 한복 저고리 잘 어울릴듯”

“북적이는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도 한복 입은 한국 사람을 찾기 어려워 놀랐습니다.” 오는 9월 프랑스 파리 프레타포르테 박람회에서 선보일 ‘한복 응용 기성복·전통 한복 전시’를 준비하러 지난 3일 방한한 자수 디자이너 프랑스와 르사쥬(75)는 5일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찬 디올 등과 작업했던 그는 촉망받는 프랑스 디자이너 9명과 함께 4박5일 일정으로 석주선 복식박물관, 누비 공방, 한복 제작 워크숍, 천연 염색 시범 등을 보고 돌아간다. 이를 바탕으로 한복을 재해석한 기성복을 만들어 ‘2006년 봄·여름 프레타포르테’에 출품할 예정이다.

르사쥬는 “옛 한복이 시대에 따라 치마 길이, 저고리 폭 등 스타일이 다양하게 변하는 데 매료됐고 외국 디자이너들도 꼭 배워볼 만한 옷이라고 느꼈다”며 “한복 그대로 현대인이 입는 데 불편한 점이 있지만 저고리와 치마를 따로 입거나, 원단을 데님, 캐시미어 등으로 다양하게 바꾸면 독특한 현대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000년 파리시 패션 창작 디자이너 대상을 받은 마크 르 비앙(39)은 “18세기 남성 한복은 색감이 차분하고 우아해 무척 아름다웠다”며 “한복의 스타일을 가져와 새로운 장신구를 덧붙여 응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브생 로랑 파리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장 폴 노트(39)는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도 청바지 위에 저고리를 입거나 치마 위에 다른 윗옷을 걸치는 방식으로 현대적으로 바꾼 한복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는 파리 프레타포르테 100회를 맞아 오는 9월2~5일 포르트 베르사유 박람회장에서 열리며, 여기에 프랑스와 한국 디자이너들이 한복을 응용해 만든 기성복 60벌과 한복 20벌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옷들은 순회전을 통해 프랑스 여러 지역에 소개된다. 이번 행사는 주 프랑스 한국 문화원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관광공사가 후원한다.

김소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