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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1 20:55 수정 : 2005.01.11 20:55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말들을 자주 쓴다. 괜찮다 싶으면 외래어·외국어를 가리지 않는다. 얼마 전 중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 지원 조직의 활동을 감시·통제하고 ‘탈북’ 사태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잦아지자 이를 초래하는 대규모 ‘탈북 엑소더스’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하고 있다.(통일부에서는 최근 이 ‘탈북자’를 ‘새터민’으로 쓰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녀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데, 국내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여 갖가지 명목의 대규모 ‘교육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도하고 있다. 자극적인 말을 써서 기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충분히 전하려는 의지는 알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말한 ‘엑소더스’(exodus)도 원래 구약성서의 ‘출애굽기’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곧,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유대인)을 이집트(애굽)에서 탈출하게 하여 ‘시나이 산’(가나안 땅)에 이르게 한 기록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마치 ‘탈출’을 대표하는 말처럼 쓰이고 있다.

한 나라가 외세의 침입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을 때, 또는 한 나라가 안정이 되지 않고 불안을 느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 꼭 이런 말을 써야 한다고 느낀다면 우리말로 바꿔 ‘대탈출’이나 ‘이동 바람’ 정도로 쓸 수 있을 것이다.

‘탈북 엑소더스’는 ‘탈북이주 바람’, 대규모 기획탈북’이나 ‘탈북 바람’ 들로 적당히 바꿔 쓸 수 있고, ‘교육 엑소더스’ 역시 ‘교육이민 바람’이나 ‘교육이주 바람’ 정도로 바꿔써야 실제 현상과 어울릴 듯싶다.

최용기/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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