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가꾸고 꾸미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다. ' 남성 전문 쥬얼리 회사 `보보스' 대표로 기업컨설턴트, 패션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정순원(39)씨가 패션 에세이 `지금 당장 넥타이를 잘라라'(무한)를 펴냈다. 이 책은 한국사회를 뒤덮고 있는 우둡고 칙칙한 남성 우월주의, 남성 중심주의의 허구성을 꼬집으며, 가부장으로 대표되는 과잉된 남성성의 굴레를 벗어나 남자들도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과 개성을 마음껏 분출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문화비평적 관점에서 근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강화된 유교의 가부장 제도와 문화가 지배하는 한국 남성사회의 불모성을 파헤친다. 남자들이 지나친 남성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사내 대장부 콤플렉스,섹스콤플렉스, 장남 콤플렉스, 슈퍼맨 콤플렉스, 체면 콤플렉스, 온달 콤플렉스 등으로 나타나는 이같은 고질병은 한 인간으로서의 전인성을 왜곡하고 파괴하며 남자에게 이롭기는 커녕 폐해만 주고 있다고 외친다. 그는 과도하게 집착하는 남성성을 버리면 현대 지식경영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과 예술성을 한껏 꽃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곧바로 기업 조직문화에도 변화를 주고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져 한국사회와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남자의 근육질이나 터프함이 아니라 부드러움으로 어필한 욘사마배용준의 경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각 개인 속에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유할 수 있는 양성성을 인정하고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우리 사회에도 패션 분야를 중심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른바 `메트로섹슈얼'(여성 못지 않은 멋내기와 소비를 즐기는 새로운 남성상을 일컫는 말)현상을 획일화된 체제 순응적 사회에서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로 넘어가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며, 각종 액서세리로 `꽃미남'을 연출할 수 있는 상황별 쥬얼리 패션 코디법을 소개하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그는 황무지나 다름없던 국내 남성 쥬얼리 시장을 개척한 프런티어다. 남성 쥬얼리라는 말 자체가 낯설게 들리던 2001년 11월 보보스를 차려 남성들을위한 귀걸이와 목걸이, 팔찌, 발찌 등 각종 액서세리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이 사업을 기획하게 된 것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렌지족들이 활개를치던 서울 압구정동 거리를 거닐다 당시만 하더라도 희귀하게 보이던 귀걸이 한 남자들을 보고 그는 무릎을 `탁' 쳤다. `남자도 여자 못지않게 마음속 밑바닥에는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간직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남성 쥬얼리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경북 안동의 가부장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출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는 열려 있는 사람이다. 대학에서 음악(작곡)을 전공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다양한 일을 경험하면서 기획력을 쌓았다. 음반회사의 기획파트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이래, 광고홍보대행사,다이어트 전문회사 등등을 거치며 대중의 심리를 읽는 동물적 감각과 기획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브랜드가 전무하다시피한 국내 패션 쥬얼리 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를 계속개발해 보보스를 대표적 남성 쥬얼리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328쪽. 1만3천800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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