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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0 14:15 수정 : 2005.05.10 14:15

"이처럼 가슴 아픈 연기를 왜 한다고 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김미숙이 자폐증을 앓는 아들 때문에 가슴이 타들어갔다면 배종옥은 소아암을 앓는 아들 때문에 눈물로 지샜다. 그가 흘린 눈물은 질퍽하지 않고 맑았다. 덕분에 관객이 엄마의 슬픔에 다가가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그러나 정작 본인은 출연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영화 '안녕, 형아'(감독 임태형, 제작 MK픽처스)에서 배종옥은 12살, 9살 형제를 둔 엄마를 연기했다. 지지고볶는 맞벌이 생활을 이어나가던 중 12살 맏아들이 뇌종양 판정을 받으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과 맞닥뜨리는 엄마다.

"전체적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그는 "아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내 현실을돌아보게됐다. 내 아이가 건강하다는 데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딸을 둔 그의 엄마 연기는 자연스럽다는 말이 이상할 정도로 '당연'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는 이전 영화 '질투는 나의 힘'에서만 해도 노처녀를 연기했다. 유부남과 당당하게 불륜을 즐기는 화려한 싱글. "아마 과거에 이런 엄마 역의 제안을 받았더라면 거절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엄마이기 보다는 여자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엄마 역을 마다할 생각은 없다. 엄마일 때는 엄마를 하고, 여자일 때는 여자를 연기하면 된다."

또 있다. 딴죽을 걸자면, '안녕, 형아'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아이들에게 맞춰진다.

이제는 옆으로 물러설 '군번'? "만약 이 영화에서 엄마 역할이 없다면 어떻겠는가. 없을 수 없는 역이다. 보이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역할도 그만큼 중요하다. 이번 연기를 하면서 '아, 내가 이런 포지션도 잘 할 수 있구나' 느꼈다. 또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정말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

그는 두 아역 배우의 고생에 대해 마음 깊이 안타까워했다. 특히 영화의 거의 모든 신에 등장하는 주인공 박지빈(10)에 대해서는 대견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지빈과 배종옥은 서로를 '엄마'와 '아들'이라고 부른다.


"지빈이가 너무 고생했다. 한 신도 안 나오는 부분이 없으니…. 나중에는 한의원 신세를 지면서 촬영했다"고 전한 배종옥은 "실제 엄마와 아들처럼 친밀해진데는 지빈이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 말했다.

"내가 성격적으로 처음 보는 사람은 잘 못 사귄다. 그런데 첫날 지빈이가 '엄마!'라고 부르며 내게 달려와 폭 안겼다. 애가 작은데, 그 안기는 느낌이 참 예뻤다. 그때 바로 밀착감이 생겼다."

배종옥은 덧붙여 한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지금 고백하는데 처음에 지빈이가 나랑 결혼한다고 했다. (웃음) '엄마, 관객이 많이 들려면 어떻게 해야해요?'라고 묻길래, '우리가 결혼하면 돼'라고 농담했더니,나랑 결혼한다고 하더라.(웃음)"

지난 8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떨리는 가슴'에서도 특유의 산뜻한 연기를 펼친 배종옥은 "다양한 역을 하면 내 연기의 폭이 그만큼 확장된다. 이미 어렸을 때 못했던 연기를 하게 됐다"며 밝게 미소지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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