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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6 17:43 수정 : 2005.05.16 17:43

연수온 이라크 국립박물관 연구원들 증언

“전쟁 때 박물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약탈 당했으니까요. 복구가 점차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도 테러 위협 때문에 직원들이 마음 놓고 유물들을 꺼내 조사하고 정리할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2주 전에 한국에 온 이라크 바그다드 국립 박물관 연구원인 사드 함자 제게흐(35·문화유산부·사진 왼쪽)와 모하마드 살리 아티아(35·발굴조사부) 의 표정이 금방 어두워졌다. 12일 낮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이라크 고대 문명 강연회를 하러 온 두 사람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피해 상황을 묻자 미군의 방관 아래 소장 유물들이 털린 악몽의 순간들을 떠올리고 있는 듯했다. 아티아는 “바그다드 박물관의 경우 1만4천 점이 털렸고, 만여 점이 파괴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모든 피해가 전적으로 약탈을 방조한 미국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게흐는 “인근의 요르단, 미국, 유럽 등지에서 유물 8천점을 되찾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국립중앙박물관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두 연구원은 이라크 중남부 지역의 고대·중세 유적을 수차례 발굴 조사한 연구자들이다. 지난해 10월 세계 박물관 대회 당시 한국-이라크 국립박물관 사이에 합의한 학술교류협력 사업에 따라 석 달간 국내 연수를 받게 된다. 두 사람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시설이 매우 현대적이며 유물 정리도 잘 되어 있어 놀랐다”면서 “박물관이 복구되는 대로 아시아, 유럽 순회 전시를 계획 중인데, 한국에서도 전시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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