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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5 17:34 수정 : 2005.05.25 17:34



28일부터 국립극장

1960년대에 극작가 차범석(81)씨가 남북 이데올로기와 성적 욕망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던, 한국의 대표적 사실주의극 <산불>이 오는 28일부터 6월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원작 그대로 복원된다.

이를 위해 거장 연출가 임영웅(81)씨가 작품을 맡았다. 1970년에 함께 <산불>을 올렸으니 35년 만이다. 국립극단이 의뢰해 1962년 고 이진순씨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산불>이 초연될 때 “사람들이 많이 와서 서울 명동 국립극장 문이 부서져 나갈 정도”였다고 배우 김금지(63·당시 ‘귀덕’ 역)씨가 회고할 만큼 인기가 상당했다고 한다.

1951년 겨울, 소백산 근처의 한 마을은 더없이 춥다. 6·25 전쟁으로 남자의 ‘씨’가 마른 데다 밤마다 공비들이 출연한다. 마을의 원로 격이라 할 수 있는 과부 양씨와 최씨는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러던 중 규복이 마을로 숨어들어온다. 하지만 양씨의 며느리 점례, 최씨의 딸 사월이와 규복의 삼각관계가 미묘하게 얽혀 가고, 국군의 빨치산 토벌작전은 서서히 ‘과부촌’으로까지 뻗쳐오며 극은 점점 더 위태로워진다.

<전원일기>의 초대작가로도 유명한 차범석과 1970년 극단 산울림을 만들며 소극장 연극의 중심에 선 임영웅. 모두 한국 연극의 산 증인이다. 극작과 연출에서 저마다 우리 연극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만남이란 점만으로도 작품은 눈길을 끌지만 극이 그 이상으로 명작이다. 작품의 극 자체가 워낙 탄탄하고 대사나 배역이 생동한 덕에 영화로도 두 차례 만들어졌고 TV 드라마, 오페라, 뮤지컬 등에서 여러 차례 극화되었다.

‘규복’과 우리 희곡사에서 몇 안 되는 개성을 자랑하는 양씨의 딸인 바보 ‘귀덕’은 대부분의 배우들이 열망하는 배역이다. 이미 30년전 두 차례에 걸쳐 양씨, 최씨 역을 했던 강부자씨가 다시금 양씨를 맡는다. 국립극단의 주진모씨가 규복을, 객원 배우 양말복씨가 귀덕을 맡는다.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윤택)은 지난해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 복원 및 재창조 작업’이란 이름을 내걸고 1950년대 작품 <뇌우>와 <인생차압>을 다시 무대에 올렸었다. <산불>이 그 세 번째다. (02)2280-4115~6.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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