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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문근영의 외할아버지로 비전향장기수였던 고 류낙진씨의 유해를 지난달 보광사 연화공원 터에 안장한 유족들과 문상객들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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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보광사에 ‘연화공원’ 마련 사상의 신념 때문에 평생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죽어서도 영면을 취하기 어려웠던 비전향 장기수들. 실천불교전국승가회(공동의장 성관 스님)와 파주 보광사(주지 일문 스님)가 보광사 일주문 안에 이들의 영면 터를 마련했다. ‘연화공원’이다. 이들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보광사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을 초청해 연화공원 준공식과 비전향장기수 추모 천도재를 연다. 100여 평 규모의 연화공원엔 영화배우 문근영의 외조부라서 화제가 됐던 류낙진 씨(올 4월 별세)와 마지막 빨치산 여성대원인 정순덕 씨(2004년 4월 별세), 금재성씨(1998년 별세), 최남규씨(1999년 별세), 손윤규씨(1976년 4월 별세, 2004년 7월 이장) 등 5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비전향장기수들은 2000년 9월 63명이 북으로 송환되고, 10명은 통일의 한을 간직한 채 눈을 감았다. 남한에는 현재 북한 송환 희망자를 포함해 60여명의 비전향장기수가 있으며, 30여명은 강제적으로 작성한 전향서는 무효임을 주장하며 2차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수가 오랜 옥살이, 고문 후유증, 고령 등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천불교승가회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비전향장기수의 묘소를 연화공원으로 이장하고, 매년 4월 1일에는 추모천도재도 정기적으로 봉행하기로 했다. 일문 스님은 “사상 동조 여부를 떠나 우리 사회가 이제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 희생된 이 분들을 포용할 여건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공동묘역 마련은 불교 자비사상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비전향장기수들의 모임인 ‘통일광장’의 권낙기 대표는 “보광사에는 연인원으로 치면 수 만 명이 오가는데, 죽어서라도 이들 대중과 가까이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연현 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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