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자' 역시 해외에서 역수입된 느낌이다. 제작비를 건졌나. △순제작비가 6억원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해외에서 20억원 가량 벌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외국에 마니아들이 있기 때문에 난 불행하지 않다.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가. △스토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90년대 이전에는 스토리와 짜임새에 굉장히 충실한 영화를 만들었다. 거기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야기꾼은 자꾸 꾸미고 거짓말을해야한다. 그게 숨이 막혔다. 그러다보니 외로워지더라. 여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 아닌 것에 대해 집착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 관객과의 소통은 필요한 것 아닌가. △(한국에서는) 좀 변화를 시도하면 너무 낯설어 한다. 철저하게 자본논리, 시장논리로 가는 것도 불쾌하다. 광고비 거품이 얼마나 심한 줄 아는가. 손님이 들든,안 들든 난 그걸 감당할 수 없다. 또 지금 영화의 헤게모니를 쥔 자들은 영화를 문화로 보지 않고 무슨 땅콩 정도로 본다. 그게 너무 안타깝다. 영화는 어디까지나창작 주체자의 몫이 있는데…. --'녹색의자'가 미국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제안에서 출발했다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301ㆍ302'가 미국 뉴욕 페스티벌에 출품됐을 때 만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 사람뿐 아니라 브라이언 드팔마, 스파이크 리, 짐 자무시 등과도 교류가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소더버그가 한국 인터넷을 뒤지다가 유부녀와 미성년자의 가십을 본 것이다. 그는 내게 왜 이런 소재로 영화를 안 만드느냐고 이메일을 보냈다.새로운 시선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신문에는 유부녀가 감옥에 들어간 것까지만 보도됐는데, 출소한 이후 다시 둘을 만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됐다. --5년여만의 무대인사에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다. △영 쑥스러웠다. 나도 한때는 굉장히 인기 있었던 감독이다. '접시꽃 당신'의경우는 현재로치면 800만 관객과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 '물 위를 걷는 여자'도 그렇고. 지금부터 시동을 걸겠다. --어떤 영화 환경을 꿈꾸는가.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다계층이길 바란다. 내 제자들이 지금 한국영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무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안타깝다. 60-70대 감독도많이 있어야 한다. 생산과 소비가 균형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너무 스타에 의존하지 말고 그 이면과 깊이에도 주목하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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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감독 “개봉 안해도 그만이었다” |
"개봉 의지가 별로 없었다. 한국 관객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계속 외면 당해왔기 때문이다."
박철수 감독(57)이 돌아왔다. 2003년 제작을 마친 영화 '녹색의자'를 들고 말이다. 오는 6월 10일 개봉하는 '녹색의자'는 무려 2년여 만에 국내 극장에 걸릴 예정이다. 전작 '봉자' 이후로는 5년만에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정을 들여다보니 '지각 개봉'이 아니다. 그동안 개봉을 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그 대신 해외 영화제와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이 영화는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과 2005 선댄스영화제경쟁부문에 초청됐고, 이미 순제작비 6억원의 3배 가까운 금액을 해외에서 뽑아냈다. 국내에서 대우받지 못하고 개봉할 바에는 차라리 해외를 뚫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다행히 주효했다.
26일 오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녹색의자'는 "신선하다", "독특하다"는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으레 재미가 없어 그동안 개봉을 못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을 뒤집는 반응이었다. 시사회 직후 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내에서 개봉 안해도 그만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이 영화가 한국 정서에 안 맞는게 아닌가 싶었다. 자본으로부터 해방되자, 노예가 되지 말자고 생각한 후 '인디펜던트 커머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그 영화들이 모두 국내 시장에서 실패했다. '301ㆍ302' '학생부군신위' '가족 시네마' '봉자'…. '301ㆍ302'의 경우는 참담한 경험이었다. 평단의 코멘트도 안 나왔고 관객도 안 들었다. '학생부군신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이 해외에서는 잘 팔렸고 반응이 좋았다. 계속 외면당하니까한국 관객이 안 찾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무감해지더라.
--'녹색의자' 역시 해외에서 역수입된 느낌이다. 제작비를 건졌나. △순제작비가 6억원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해외에서 20억원 가량 벌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외국에 마니아들이 있기 때문에 난 불행하지 않다.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가. △스토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90년대 이전에는 스토리와 짜임새에 굉장히 충실한 영화를 만들었다. 거기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야기꾼은 자꾸 꾸미고 거짓말을해야한다. 그게 숨이 막혔다. 그러다보니 외로워지더라. 여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 아닌 것에 대해 집착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 관객과의 소통은 필요한 것 아닌가. △(한국에서는) 좀 변화를 시도하면 너무 낯설어 한다. 철저하게 자본논리, 시장논리로 가는 것도 불쾌하다. 광고비 거품이 얼마나 심한 줄 아는가. 손님이 들든,안 들든 난 그걸 감당할 수 없다. 또 지금 영화의 헤게모니를 쥔 자들은 영화를 문화로 보지 않고 무슨 땅콩 정도로 본다. 그게 너무 안타깝다. 영화는 어디까지나창작 주체자의 몫이 있는데…. --'녹색의자'가 미국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제안에서 출발했다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301ㆍ302'가 미국 뉴욕 페스티벌에 출품됐을 때 만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 사람뿐 아니라 브라이언 드팔마, 스파이크 리, 짐 자무시 등과도 교류가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소더버그가 한국 인터넷을 뒤지다가 유부녀와 미성년자의 가십을 본 것이다. 그는 내게 왜 이런 소재로 영화를 안 만드느냐고 이메일을 보냈다.새로운 시선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신문에는 유부녀가 감옥에 들어간 것까지만 보도됐는데, 출소한 이후 다시 둘을 만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됐다. --5년여만의 무대인사에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다. △영 쑥스러웠다. 나도 한때는 굉장히 인기 있었던 감독이다. '접시꽃 당신'의경우는 현재로치면 800만 관객과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 '물 위를 걷는 여자'도 그렇고. 지금부터 시동을 걸겠다. --어떤 영화 환경을 꿈꾸는가.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다계층이길 바란다. 내 제자들이 지금 한국영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무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안타깝다. 60-70대 감독도많이 있어야 한다. 생산과 소비가 균형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너무 스타에 의존하지 말고 그 이면과 깊이에도 주목하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녹색의자' 역시 해외에서 역수입된 느낌이다. 제작비를 건졌나. △순제작비가 6억원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해외에서 20억원 가량 벌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외국에 마니아들이 있기 때문에 난 불행하지 않다.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가. △스토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90년대 이전에는 스토리와 짜임새에 굉장히 충실한 영화를 만들었다. 거기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야기꾼은 자꾸 꾸미고 거짓말을해야한다. 그게 숨이 막혔다. 그러다보니 외로워지더라. 여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 아닌 것에 대해 집착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 관객과의 소통은 필요한 것 아닌가. △(한국에서는) 좀 변화를 시도하면 너무 낯설어 한다. 철저하게 자본논리, 시장논리로 가는 것도 불쾌하다. 광고비 거품이 얼마나 심한 줄 아는가. 손님이 들든,안 들든 난 그걸 감당할 수 없다. 또 지금 영화의 헤게모니를 쥔 자들은 영화를 문화로 보지 않고 무슨 땅콩 정도로 본다. 그게 너무 안타깝다. 영화는 어디까지나창작 주체자의 몫이 있는데…. --'녹색의자'가 미국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제안에서 출발했다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301ㆍ302'가 미국 뉴욕 페스티벌에 출품됐을 때 만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 사람뿐 아니라 브라이언 드팔마, 스파이크 리, 짐 자무시 등과도 교류가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소더버그가 한국 인터넷을 뒤지다가 유부녀와 미성년자의 가십을 본 것이다. 그는 내게 왜 이런 소재로 영화를 안 만드느냐고 이메일을 보냈다.새로운 시선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신문에는 유부녀가 감옥에 들어간 것까지만 보도됐는데, 출소한 이후 다시 둘을 만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됐다. --5년여만의 무대인사에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다. △영 쑥스러웠다. 나도 한때는 굉장히 인기 있었던 감독이다. '접시꽃 당신'의경우는 현재로치면 800만 관객과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 '물 위를 걷는 여자'도 그렇고. 지금부터 시동을 걸겠다. --어떤 영화 환경을 꿈꾸는가.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다계층이길 바란다. 내 제자들이 지금 한국영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무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안타깝다. 60-70대 감독도많이 있어야 한다. 생산과 소비가 균형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너무 스타에 의존하지 말고 그 이면과 깊이에도 주목하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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