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6.07 10:59 수정 : 2005.06.07 10:59

20-40대 장애 여성 7명이 패션 모델로 나선다.

무대는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여성, 장애인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평등한성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18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여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 참가단체 가운데 안성여자기능대학 패션디자인과 1학년 학생 9명으로구성된 동아리 '나르샤'가 패션 쇼를 꾸민다.

입고 싶은 옷을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과감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상대적으로 적은 장애 여성이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아름다움을 뽐낼 수있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취지다.

모델은 김민지(20), 이연화(25), 홍선화(25), 김은순(30), 김은주(34), 진현자(39), 홍미경(40) 씨로, 대부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이다.

의상 콘셉트는 여성스러운 느낌의 귀여운 스타일, 동양적 느낌의 섹시 스타일,록커 스타일, 도발적 스타일, 커리어우먼 스타일 등 모델마다 다양하다.

나르샤의 김선미(29) 씨는 "패션쇼라고 해서 단순히 장애 여성들이 옷을 입고무대에서 워킹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쯤 입어보고 싶어했던 옷에 대해 디자이너와의견을 조정하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휠체어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엉덩이 부분 옷감은 스판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장애 여성에게서 듣기도 했다.


나르샤 소속 학생들은 지난 5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장애 여성들을만나 패션 쇼에 입고 나갈 의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치수를 쟀다.

모임에 나온 김민지 씨는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인 데다 다른 취향의 옷을 입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움츠려 있기보다 한번 앞서 가자고 결심해모델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가 고장 나 늦게 도착했다는 홍미경 씨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모델 대부분이 재가장애인들인데, 이번이 밖으로 나오는 첫번째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홍씨는 "비장애 여성에 비해 장애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돼 있고 휠체어에 앉아있으니까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며 "무대에서 억눌렸던 것도 보여주고, 그동안 하고싶었던 것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르샤 소속 학생들은 이날 모임에 나오지 못한 재가 장애 여성들의 치수를 재기 위해 가양동, 화곡동을 다니며 분주히 움직였다.

모두 1학년들이라 벅찬 부분도 많고, 연습 시간도 턱없이 부족해 걱정이지만 교수들 자문을 받아가며 준비 중이다.

나르샤의 김선미 씨는 "장애 여성들의 패션 쇼라는 점에서 우려 섞인 시각으로바라보는 분들이 많아 모델 섭외가 너무 어려웠다"며 "소박한 마음으로 준비한 이번자리를 통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상대에 대한 편견을 깨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