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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7 21:49 수정 : 2005.01.27 21:49

글을 쓸 때 자주 헷갈리는 게 받침이다. 내로라하는 학자들조차 받침을 잘못 적는 것을 보면 알조인데, 맞춤법 공부를 게을리했을 수도, 맞춤법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겠다.

한글 맞춤법 제7항은 ‘ㄷ’받침 소리에 관한 규정이다. “‘ㄷ’소리로 나는 받침 중에서 ‘ㄷ’으로 적을 근거가 없는 것은 ‘ㅅ’으로 적는다”며 “덧저고리·돗자리·엇셈·웃어른·핫옷·무릇·사뭇·얼핏·자칫하면·뭇·옛·첫·헛”을 보기로 들었다. 혼란을 줄이는 규정이긴 하되, 의문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ㄷ·ㅅ·ㅈ·ㅊ·ㅎ’ 받침들이 자음 앞에서 두루 ‘ㄷ’으로 소리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ㄷ’으로 적을 근거”란 무엇인가? 말에서 ‘근거’란 ‘꼴’과 ‘소리’ 두 가지다. 결국 이 둘을 견줘 따져보는 수밖에 없다.

대체로 풀이말의 경우는 활용을 통해 ‘근거’를 찾아낼 수 있다. ‘붓다·잣다·긋다·낫다·잇다 …’들은 ‘부어·자아·그어·나아·이어’로 활용해 ‘ㅅ’이 줄어들고, ‘걷다·긷다·듣다·묻다·붇다·싣다 …’들은 ‘걸어·길어·들어·물어·불어·실어’로 말하니 ‘ㄷ’이 ‘ㄹ’로 바뀐 경우다.

본디 ‘ㄹ’이었던 말이 ‘ㄷ’으로 변한 것도 있다. ‘이튿날·사흗날·나흗날·삼짇날·섣달·숟가락·섣불리·잗다랗다 …’들이 그러한데, 날짜말에 ‘초하룻날·닷샛날·이렛날 …’들도 있으니 ‘ㄷ’과 ‘ㅅ’이 헷갈린다. 갇히다·부딪히다·벚나무·갓난애 …들도 자주 틀린다. 이런 말은 본디꼴이나 옛말을 살펴 분별할 수도 있다.

이런 여러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게 국어사전이다. 맞춤법이란 국어사전을 엮기 위한 최소한의 얼개다. 사전은 말과 그 쓰임을 모으고 갈래지어 말꼴을 굳혀 보인 것인데, 그래서 제대로 된 사전이 필요하다.

최인호/교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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