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31 18:19
수정 : 2005.01.31 18:19
1등 김유진양 등 3명 7개상 중 4개 휩쓸어
발레 꿈나무들의 등용문인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의 올해 대회(33회)에서 한국의 어린 무용수들이 전체 7개상 가운데 4개를 휩쓸었다.
지난달 30일 스위스 로잔의 볼리외 극장에서 열린 대회 결선에서 김유진(17)양이 1등, 한서혜(17·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예비학교)양은 3등, 원진영(18·선화예고 2년)양이 5등을 차지했다. 원 양은 현대무용상도 함께 받았다.
대회에서 ‘레이몬다’ 솔로와 현대무용 ‘라이크 리브스(Like Leaves)’ 등을 춤춘 김 양은 부산의 브니엘 예술중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조기입학할 예정인 신예. 23일부터 일주일 남짓 열린 이번 대회에서 김 양은 26개국 109명의 예비 무용수(15~18살)들과 클래식 바리에이션, 컨템포러리 바리에이션, 프리 바리에이션 등을 겨뤘다. 심사단(위원장 장 피에르 본푸·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댄스시어터 예술감독)은 김 양의 “타고난 신체조건과 차분하고 안정된 무대 매너, 클래식과 현대무용의 고른 소화 능력”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1973년부터 시작한 로잔 콩쿠르는 불가리아의 바르나, 미국국제발레콩쿠르(잭슨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발레 경연대회로 꼽힌다. 1~6등 입상자들은 이 콩쿠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 영국의 로얄 발레학교 등 세계 유수의 23개 발레학교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1년 동안 무료로 공부할 수 있다. 경비로 1만6천 스위스 프랑을 받기도 한다. 17살이 넘은 경우 학교 대신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등의 발레 단체를 선택해 연수단원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1985년 강수진(38)씨가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이 콩쿠르 1등상을 받은 이래 한국인 수상자가 줄곧 있어왔지만, 이처럼 많은 상을 받긴 처음이다. ‘신흥 발레 강국’의 입지가 굳혀지는 길목인 것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연합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