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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1 16:35 수정 : 2005.02.01 16:35

“죽음도 꺾지못한 치열한 삶
비비안 역에 푹 빠졌어요”

연극배우 윤석화(50)씨가 5년만에 정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난타의 제작사인 PMC(대표 송승환)의 장기 기획공연인 ‘여배우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오는 11일부터 3월27일까지 서울 청담동 우림청담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위트>에 출연한다. 지난 31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3층 연습실에서 ‘디-11’이라는 큼직한 표어가 실감날 만큼 막바지 연습에 바쁜 그를 만났다.

“17세기 형이상학의 최고봉인 존 던의 시를 전공한 것을 보면 주인공 비비안 베어링은 대단히 치열하게 삶을 산 여자인 것같아요. 죽음조차도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죠. 비록 난소암으로 죽어가지만 결코 자신의 죽음을 의사에게 맡기지 안잖아요. 매력적인 여자예요.”

국내 초연되는 마가렛 에디슨 원작의 <위트>는 50살이 되도록 결혼도 미룬 채 오직 학문에만 매달려온 여 교수가 난소암 말기 진단을 받고, 정신없이 살아왔던 자신의 메마른 지난날을 회고하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렸다. 퓰리처 드라마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 아카데미 감독상과 여우 주연상의 마이클 니콜스, 엠마 톰슨에 의해 영화화 됐다.

연기의 백미는 역시 연극
삶 돌아보는 기회 됐으면

그는 “1년 전 김운기 연출이 작품을 들고왔을 때 대본을 읽고나서 ‘이것이 연극이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내가 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아마 그런 점이 비비안과 비슷한 성격인 것같다”고 작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밝혔다.

그는 강력한 항암제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져버린 비비안 베어링 역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최근 삭발까지 했다.

“뮤지컬도 매력적인 공연예술이지만 연기의 백미, 예술의 백미는 역시 연극입니다. 연극이 더 삶에 대한 뜨거운 질문, 올바른 질문, 가치있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연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

그는 “지난 2000년 <바다의 여인> 이후 5년만에 연극무대에 서지만 정극은 늘 그리워했던 무대”라면서 연극배우로서의 새 출발을 밝혔다.

그는 “최근 연극 작품이 쉽고 감각적이고 표피적인 경향이 많다”면서 “좋은 연극은 삶이라는 어려운 화두를 던지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관객들이 그 화두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02)569-0696.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제공 PMC프러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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