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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1 16:47 수정 : 2005.02.01 16:47

관능 일깨우는 도발적인 춤사위

발레 안무를 한 지 딱 반세기다. 올해로 일흔여덟이다. ‘현대 발레에서 가장 도발적인 존재’로 불린 세월이다. 지지는 엇갈렸다. 하지만 공연마다 찾아든 관객 수는 어마어마했다.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다.

그가 이끄는 발레단 ‘베자르 발레 로잔’이 오는 12~1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한다. 〈삶을 위한 발레〉로 2001년 11월 서울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 지 4년 만이다.

기실 현대 발레를 선점한 이는 미하일 포킨이다. 고전발레의 엄격하고도 인위적인 움직임을 거부했다. 일정한 이야기 구조도 무시했다. 베자르는 그를 잇지만 한편 이미지와 문학성의 접합을 꾀했다. 작품에선 신화, 전설 따위를 바탕으로 인류애적, 정치적 메시지 등을 전한다. 하지만 탁월한 감각으로 춤사위가 고전 음악부터 록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음악과 어울려 대중성을 획득한다. 1966년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려 2년 동안 30만 명을 불렀다. 하지만 진정 베자르를 규정하는 건 그간 죽어있던 남성 무용수의 관능을 일깨운 것이다.

〈…발레〉는 록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이 소재였다. 음악과 춤이 하나처럼 얽힌 그 무대에서 관객은 ‘진짜’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공연에선 〈브렐 & 바바라〉(2001년·사진) 〈빈빈〉(1982) 〈불새〉(1970) 〈볼레로〉(1961)가 선보인다. 〈불새〉는 본래 요정이 주인공인 원작에서 자유를 꿈꾸는 남성적 불새를 이끌어낸 것. 이처럼 그를 대표하는 몇 작품으로 50년을 가로지른다. 갈수록 특유의 역동성과 감각이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울림을 줄 만하다. 서울에 큰 공연이 집중되는 가운데 추진된 지역 단독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베자르가 오지 않는다. ‘안무 인생 50돌 기념 공연’이 무색해진다. 서울 공연 때도 뒤늦게 약속을 깼다. 처음엔 그저 배려가 아쉬웠지만 이번엔 신뢰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042)610-2222.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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