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3.17 11:09 수정 : 2019.03.17 20:14

<별밤> 26대 디제이 산들. 누리집 갈무리

키워드로 보는 ‘별밤’ 50주년

초대 별밤지기 오남열 아나운서
최장수 디제이는 11년 한 이문세

노래 소개 멘트 등 원고만 38만장
최대 신청곡 주인공은 또 이문세

반백살 축하 8일간 8개 도시 순회
사상 첫 이동식 스튜디오 생방송

신성훈 피디 “100주년 보는 게 목표
예전처럼 청소년에게 친숙해지고파”

<별밤> 26대 디제이 산들. 누리집 갈무리
“빠밤~ 빠밤~ 빠바~바바바바밤~” 프랑크 푸르셀의 ‘메르시 셰리’(Merci Cherie)는 ‘밤’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다.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문화방송 표준에프엠 매일 밤 10시5분)가 50살이 됐다. 1969년 3월17일부터 매일 밤 같은 시간에 말을 걸어왔다. 3만6500시간. 처음에는 청소년 교양 진작 차원의 명사와의 대담 프로그램이었는데, 1970년 10월 고 이종환 디제이가 진행을 맡은 이후부터 심야 음악프로그램이 됐다. 지난 14일 <문화방송>(MBC)에서 만난 신성훈 피디는 “현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서 최장수”라고 말했다. 키워드로 50년을 돌아봤다.

★ 26대(27명) 별밤지기
<별밤> 시그니처는 ‘별밤지기’. 지금 다른 프로그램들은 디제이(DJ) 이름이나 별명을 따서 ‘신디’(김신영 <정오의 희망곡>), ‘코디’(지석진 <두시의 데이트>) 등으로 부르지만, ‘별밤지기’만은 바뀌지 않았다. 50년간 26팀(27명)이 <별밤>을 지켰다. 초대 별밤지기 오남열 아나운서, 차인태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음악 프로그램이 된 이후 이종환, 박원웅, 안병욱, 조영남, 오혜령, 고영수, 이필원, 김기덕, 문진호, 이수만, 서세원, 이문세, 이적, 이휘재, 박광현, 정성화+박희진, 옥주현, 박정아, 박경림, 윤하, 허경환, 백지영, 강타, 산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별밤지기 낙점은 인기의 척도였다. 산들은 “그래서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해도 되나? 놀라웠다”고 말했다. 가장 장수한 디제이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11년간 <별밤>을 빛낸 이문세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지방 살 때 이문세 <별밤> 듣는 게 소원이었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였다. 피디가 꼽은 감동적인 디제이는 박경림. “고등학생 때 ‘돌발소녀’로 이 프로그램에서 데뷔했는데, 성장해서 ‘별밤지기’가 된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신 피디)

<별밤> 진행자 산들과 신성훈 피디. 문화방송 제공
★ 24만500곡?…이문세
50년간 소개한 노래만 24만500곡을 넘어선다. 과거에는 엽서나 편지로 신청곡을 받고 엘피(LP)를 보관하는 음악실에서 한곡 한곡 찾아서 들려줬지만, 요즘은 앱과 게시판 혹은 문자로 실시간 신청곡을 받고 컴퓨터로 튼다. 24만500곡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노래는 뭘까? 신 피디는 “집계가 안 되던 시절도 있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문세의 노래가 가장 많이 소개됐다”고 말했다. 노래를 소개하는 멘트를 포함해 50년간 쓴 원고만 A4 용지로 38만3250장이다. 이문세는 <별밤>에서 여러가지로 상징적이다. 이문세 전까지 <별밤>은 라디오 뉴스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초대 가수는 옆 스튜디오에서 따로 노래를 했는데, 한 스튜디오에서 함께 하자는 이문세의 거듭된 제안에 지금처럼 통합했다.

★ 1320㎞
<별밤>은 50돌을 맞아 8일간 전국 8개 도시를 순회하는 생방송 특집을 17일부터 24일까지 한다. 서울, 대전, 전주, 광주, 부산, 대구, 춘천에 간다. 1320㎞다. 신성훈 피디는 “이동식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전국 투어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별밤 가족마을’ ‘대국민 별밤 로고송 이어 부르기’ 등 1년 내내 행사가 계획돼 있다. 이적이 진행할 때까지는 매주 일요일 공개방송이 있었다. 신 피디는 “당시는 가수들이 출연할 무대가 많지 않아 작은 미니 콘서트처럼 노래하고 토크하는 라디오 공개방송이 인기였다”고 말했다. <별밤>은 여러 가수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잼 콘서트, 별밤 뽐내기 등 인기 꼭지가 유독 많았다. 옥주현, 이기찬, 리아, 이수영, 신용재, 려욱 등이 데뷔 전 ‘별밤 뽐내기’에 출연했다.

‘별밤지기’로 11년간 활동하며 <별이 빛나는 밤에>의 최고 전성기를 일궈냈던 이문세. <한겨레> 자료사진
★ 앞으로 50년
라디오도 청취율 경쟁이 치열하다. 두달에 한번 집계하는 데 “피가 마른다”고 한다. 청취율이 좋지 않으면 ‘얄짤없이’ 폐지된다. <별밤>이 50살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청취율이 꾸준히 좋았다는 뜻이다. 신 피디는 “늘 그대로 부침 없이 달려오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별밤>은 그만큼의 시간을 더 내달릴 참이다. 신 피디는 “100주년을 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초창기에는 청소년 청취자들이 대다수였는데 언젠가부터 20~30대로 올라갔다. 다시 청소년에게 친숙한 <별밤>을 만들고 싶다.” 4월4일 경희여자중학교에서 ‘교실 콘서트’를 시작으로 매달 격주로 직접 학교의 한 반을 찾아가 미니 콘서트도 하고, 고민 상담도 들어주는 프로젝트를 마련한다. 라디오 플레이어도 많이 만들어지고, 라디오 형식을 딴 프로그램이 생기는 등 최근 들어 라디오의 가치가 되살아나고 있다. 산들은 “클래식하면서도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라디오만의 감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