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3 15:41
수정 : 2019.05.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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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현지시각)열린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기생충> 공식 기자회견에서 출연배우들과 함께 나온 봉준호 감독이 답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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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기생충> 공식기자회견서
봉준호의 장르적 세계에 질문 쏟아져
”<기생충>은 한국영화의 성숙 보여줘”
송강호 비롯한 배우들도 한목소리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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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현지시각)열린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기생충> 공식 기자회견에서 출연배우들과 함께 나온 봉준호 감독이 답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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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각) 팔레드페스티벌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장르영화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장르영화를 만들지만 그 틈바구니에 사회 현실문제를 담아낸다”고 말한 그는 “기이하고 변태적인 스토리도 사실적인 영화로 만들어주는 배우”라며 모든 공을 배우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외신 기자들은 봉준호 영화의 ‘장르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무엇이 한국의 장르 영화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나는 분열적인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즉 장르 자체가 갖고 있는 시네마틱한 흥분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것을 따르고 싶지만, 그 규칙을 깨부수고 싶어하는 마음이 충돌한다”고 덧붙였다. 그 충돌이 결국 세상에 둘도 없는 봉준호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기생충>은 봉준호 스타일의 결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장르 영화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듯한데 <기생충> 역시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다루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대표하는 영화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가 장르적으로 눈부신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장르 영화의 발전과 동시에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의 장르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서 발전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그 열린 틈을 통해 정치적인 문제, 인간적인 고뇌,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섞여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력한 가장 기택 역을 맡은 송강호 배우는 “봉준호 감독은 항상 매 작품을 통해서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기생충>은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이자 한국 영화를 성숙하게 만든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이번 촬영 현장은 식사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져서 굉장히 행복했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다른 배우들도 봉 감독 특유의 꼼꼼한 디렉팅이 돋보이는 촬영장에서의 경험에 대해 공감했다. 충숙 역의 배우 장혜진도 “내가 생각했고 연습했던 것 보다 매번 더 나은 아이디어를 줬던 봉준호 감독이 놀라웠다”고 말했고, 박사장 역의 이선균은 “백퍼센트 나를 이끌어주는 봉준호의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 같은 영화였다”고 표현했다. 연교 역의 조여정은 “배우로서 희비가 공존하는 진짜 같은 순간들을 표현해내는 것이 평생의 숙제인데 대본만 보고 막연했던 것을 현장에서 감독님과 함께 찾아 나가는 과정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남매 역의 두 배우도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자그마한 연기를 요구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현장이었다”(최우식), “내가 뭘 해도 제대로 이끌어 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박소담)”고 입을 모았다.
칸/김현수 <씨네21> 기자
opticnerve@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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