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0 18:55
수정 : 2019.07.11 10:51
1917년 창덕궁 중건 부재용으로 헐려
2022년께 단청 공사 마무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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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간의 복원, 정비를 마무리하고 10일부터 일반공개된 경복궁 흥복전을 정면에서 본 모습. 건물 앞에 수령 100년을 넘긴 돌배나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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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전 고종 황제가 외국 사절들을 만났다는 전각 앞에 이르자 싱그러운 소나무 냄새가 진동했다. 새 나무로 한옥 전각을 막 짜서 복원한 티가 역력했다. 기둥과 지붕의 나무 부재들은 단청을 하지 않아 소나무 생살이 그대로 보였다. 마당 건너편엔 수령이 100여년 됐다는 우람한 돌배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린 채 새 단장한 궁궐 건물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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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에서 본 흥복전 전각의 뒤쪽 모습. 단청을 칠하지 않아 소나무 부재가 누런 생살을 드러낸다. 건물 왼쪽 담 너머로 멀리 서울 도심 빌딩과 남산타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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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의 법궁인 경복궁 큰 연못 경회루 북쪽 뒤켠에 최근 흥복전(興福殿)이 새로 복원돼 10일부터 일반 공개에 들어갔다. 1917년 불탄 창덕궁 침전 권역의 궁궐 부재로 쓰기 위해 헐렸다가 102년 만에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흥복전은 19세기 말 고종의 경복궁 중건 때 건립되어 임금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고 경연을 하거나 외국 사절들을 맞던 궁궐의 주요 의전 공간이었다. 임금의 사위인 부마를 간택하거나 대왕대비에게 존호를 올리는 행사도 열렸고, 1890년엔 헌종의 어머니로 당시 궁정의 가장 큰 어른이었던 대왕대비 신정왕후 조씨가 여기서 세상을 떠났다. 흥복전 건물 자체의 복원은 마무리됐지만, 전통안료를 사용한 단청 공사는 아직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공사의 시방서와 품셈 기준이 정해지는 2021년께부터 1년간 단청을 입히고 나면 흥복전의 공식 복원이 끝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올해는 흥복전 외관만 개방하고 건물 내부는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세워 내년부터 일반 관객에게 개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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