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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5 18:51 수정 : 2019.10.15 21:35

그래픽_김승미

콘텐츠진흥원 심리 상담 8년새 4배
중·대형 기획사 인성 프로그램 운영
전속 심리상담사·정기적 상담은 없어

2017년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부터 최근 가수 설리까지 아이돌의 극단적인 선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돌이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릴 만큼 스트레스에 취약한 이유로는 끊임없는 경쟁과 인터넷 악플 등이 꼽힌다.

6년째 아이돌 연습생을 상담해온 김지희 임상심리전문가는 “연습생들이 심리적으로 성숙해야 할 시기인 청소년기부터 부모와 떨어진 환경에서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심리적 허기가 생긴다”며 “데뷔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쟁과 사소한 일상에도 악플이 쏟아지는 환경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과 무력감에 시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연예계는 계단식이 아니라 가파른 성공을 했다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곳”이라며 “특히 아이돌은 어린 나이에 데뷔해 10~20년간 겪어야 될 일을 빠르면 3~5년, 계약기간인 7년 안에 모든 걸 겪기 때문에 외부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습생 나이는 점점 어려지고 아이돌 수는 늘어나는 만큼 이 분야의 특수성을 잘 아는 상담사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기획사와 정부 차원에서 꾸준하고 정기적인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2011년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기획사와 연계해 심리상담을 지원해오고 있다. 첫해에는 상담 건수가 40회에 그쳤지만 2013년 107회, 2015년 139회, 2017년 167회, 2019년 164회(10월 현재 기준)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연예인도 기획사도 심리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한 덕에 8년 새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콘진원은 최근 ‘연예인을 지망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이 알아야 할 기본지식 설명회’를 열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심리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획사 자체적으로도 연예인의 심리 상태를 보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대형 기획사 10곳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기획사에서 인성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연예인으로서의 태도, 어려움을 겪었을 때 대처법 등을 알려주고 있었다. 또 소속 연예인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면 심리상담 센터와 연결해주거나 임상심리사를 회사로 초청해 상담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기획사에 전속 심리상담사를 두거나 정기적인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체계적인 관리는 없는 실정이다. 연예인도 외부 시선이 신경 쓰이고 소문이 두려워 자신의 이야기를 선뜻 꺼내지 못한다고 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외부인에게 기획사 내부 사정을 말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회사’라는 인식이 생길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 망설이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김지희 임상심리전문가는 “보통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미리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주면서 마음을 읽어주면 막을 수 있다”며 “지속적이고 꾸준한 심리상담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을 상담할 때 부모 상담이 필수인 것처럼 매니저나 담당 직원들도 연예인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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