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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6 17:24 수정 : 2005.02.06 17:24

‘괸 물’이나 “댐 따위에 물을 채움”이라는 뜻의 낱말이 ‘담수’(湛水)라고 1970년대부터 우리 국어 사전들에 그렇게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강이름으로 하남성에 있다. 후한 때 왕충이 지은 <논형>에

“장마가 져서 湛水가 넘쳤다”(久雨湛水溢)

라는 대목이 있다.

이 ‘湛水’가 [잠수]로는 제원현과 보풍현에 있고, [심수]로는 양성현에 있다. [탐수]로도 있다는데, 어디 있는지 모른다. 중국 <중문대사전>(1972~81)에는 강이름으로 [잠수]와 [심수]를 취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까지도 그쪽의 국어사전에는 없었는데, 최근에 <광사원> 따위에

“湛水[단스이]:댐이나 논에 물을 채움.”

처럼 나타났다.

그 근거는 일본 박문관 <한화대사전>(1932) 따위에

“湛水[단스이]:가득 찬 물.”

처럼 실려 있는 것이다.

모로하시 <대한화사전>(1955~60)도 [단스이]로만 나타내고 있다.

이 일본 [단스이]가 우리 [담수]로 둔갑하였는데, 그것을 북한에서 받아들이고, 그것이 남한 <새우리말큰사전>(1974)으로 흘러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湛’자에

[담]:즐김, (술에) 빠짐, 느림, ….

[잠]:가득히 참, 물이 굄, 넘침, ….

[침]:가라앉음, 깊숙함, 담금, ….

[음]:장마. [심]:도짐. [탐]:강이름

들의 음과 뜻이 있다. 그렇다면 ‘담수’가 아니라 ‘잠수’다.

그러나 바로잡히지 않는다. 차라리 없애 버리고, ‘괸물’과 ‘물담기’나 ‘물채우기’로 다듬어 쓰는 것이 겨레의 도리고 떳떳한 길이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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