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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4 00:50 수정 : 2005.07.14 18:27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영화배우 유오성(39)씨가 8년만에 연극무대에 다시 선다.

그는 극단 한양레퍼토리(대표 최형인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오는 22일부터 8월1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테이프>의 남자 주인공 역으로 출연한다. 1992년 한양레퍼토리의 창단작품이었던 <핏줄>에서 에디 역으로 연극무대에 데뷔했던 그가 97년 <칠수와 만수> 공연 이후 연극계를 떠난 지 8년 만이다.

“글쎄요. 8년만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동안 연극을 안했지만 한번도 연극판을 떠났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냥 나는 배우일 뿐이죠.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배우가 되려면 연극 뿐만 아니라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등 다른 매체에서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어요.” 공연을 앞두고 지난 5월 말부터 예술의전당 지하1층 연습실에서 몸을 다듬고 있는 유오성씨는 8년만의 연극무대 복귀에 대해 “어느 장르이든 연기란 똑같은 것 아니냐”며 “이번 무대도 배우로써 자기 스스로를 검증하는 일의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 스승의 그 제자 아니랄까봐, 연출을 맡은 최영인(56) 교수도 똑같이 “연극배우 유오성과 영화배우 유오성과는 차이가 없다”라는 대답이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한 제자가 몹시 미더운 모양이다. “오성이는 선이 굵고 자기 표현이 굉장히 대담한 배우입니다. 옛날에는 애기 배우였는데 세월이 흘러서 더욱 선이 굵어지고 성숙해져서 배우로서 책임 뿐만 아니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까지 질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연극 <테이프>는 영화감독이 된 고교 동창 존을 10년만에 만난 빈스가 그 옛날 자신의 여자 친구 에이미를 그가 강간했다고 믿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테이프를 녹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서 유오성은 마약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자원봉사 소방관이라는 점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내면은 여리고 순수한 28살 청년 빈스 역을 맡았다.

최 교수는 “대본을 봤을 때 빈스의 첫 인상이 어린 개망나니 같았다. 강한 이면 속에 순수한 매력을 가진 빈스 역으로 내 주위에 오성이 외에는 딴 배우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오성씨는 “내가 먼저 선생님께 매달렸다, 내가 관습적으로 사기친 것을 제대로 잡아줄 수 있는 분은 선생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배역을 맡긴 스승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작품에 대해 “빈스와 존, 에이미 등 3명을 합쳐놓으면 바로 현대인의 모습”이라며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한번쯤 생각할 수 있으면 배우들의 몫은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제가 현재의 연극계로부터 최 교수가 연기 수업을 처음 맡았던 한양대 85학번 세대로 거슬러가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동양인 최초로 뉴욕대에서 무대공연 연기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은 ‘연기 전문가’로 20년 동안 유오성 설경구 권해효 박광정 이문식 이영애 장동건 이정재 등을 배출해낸 이 명조련사가 요즘 배우들에게 던지는 매서운 충고. “배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스스로 도취하여 있는 사람을 배우에게 쏠리게 하려고 애쓰는 배우가 있죠. 요즘은 후자가 진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게 아닌데도….”

그 제자의 맞장구. “늘 ‘나는 관습적으로 연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왔어요. 자기 점검, 또는 절대적인 자기 비교를 할 수 있는 장으로 2년에 한번은 연극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2001년 미국의 스테판 벨버가 쓴 희곡 <테이프>는 <비포선 라이즈>와 <비포 선셋>의 영화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에 의해 그해 영화화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 초연 되는 이번 연극에는 유오성씨 외에 한양레퍼토리의 간판 배우인 김보영(에이미 역)씨와 김경식(존 역)씨가 함께 출연한다. (02)764-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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