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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0 18:13 수정 : 2005.07.20 18:18

노승림의무대X파일 - 미 클래식 음반사 ‘복스’ 설립자 조지 멘델스존

역사에 기록된 작곡가의 직계 자손들의 활동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실상 극히 드물다. 바이로이트를 움직이는 바그너의 후손들을 제외하고는, 대대손손 그처럼 많은 후손을 남겼다는 바흐나 시간상으로 보다 가깝게 살다 간 슈만의 자손들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복스’(VOX)라는 미국 클래식 음반사를 세운 설립자의 행각은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조지 멘델스존 바르톨디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자신을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의 4대 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었다. 아쉽게도 서양사람들은 우리처럼 집안에 족보를 모셔놓고 살지 않으니, 진위를 판가름할 근거는 없다. 보트포르트라는 20세기 초 독일 작가가 그의 저서에 조지의 아버지가 작곡가의 자손이라는 말을 짧게 언급하였다는데, 이 저서는 전해지지 않는다. 반면 <멘델스존 가의 사람들: 천재의 3세대>라는 책을 쓴 쿠퍼베르크는 멘델스존의 진짜 4대 손은 후고 멘델스존이라는 인물로 그는 1971년까지 생존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진짜 멘델스존의 후손인가의 여부를 떠나서, 어쨌거나 조지 멘델스존은 음악사에 이름을 남긴 또 다른 ‘멘델스존’으로 기록될 만하다. 헝가리 출신의 이 유태인은 부다페스트아카데미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나중에 경제학과 법학을 따로 공부해 변호사가 되었다. 28살의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뉴욕으로 건너온 그는 1945년 클래식 전문 레이블 복스사를 설립하였다.

크라우스, 호렌슈타인, 브렌델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그 이름을 전설로 남기고 있는 수많은 거장들의 연주를 출반하면서 복스는 미국 클래식 음반계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조지 멘델스존은 연주가 가운데에서도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독일의 유명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와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이들 둘은 수많은 일화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는 이름 때문에 생긴 사연도 포함되어 있다.

1951년 복스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레코딩한 뒤, 클렘페러는 멘델스존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의 조그마한 레코드 가게에 들렀다. 그는 거기에 자신의 베토벤 연주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불같이 화를 냈다. “아니, 클렘페러가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5번이 왜 여기엔 없는 거요?” 클렘페러를 알아보지 못한 점원은 참다 못해 따져 물었다. “아니, 당신이 베토벤이라도 됩니까? 왜 이리 화를 내는 거지요?” “그건 내가 바로 클렘페러이기 때문이지.” 점원은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비꼬았다. “당신이 그 유명한 클렘페러라면 옆에 있는 사람은 베토벤이겠군요.”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이 사람은 바로 멘델스존이란 말이다!”

조지가 진정한 작곡가의 자손이었는지는 그가 죽는 날까지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음악계는 그가 과거 작곡가와 버금갈 만큼 훌륭한 업적을 남긴 것을 인정했다. 1988년 75살의 나이로 조지가 작고했을 때, 신문에는 이런 부고가 실렸다. “조지 멘델스존 바르톨디,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의 4대 손. 사망하다.”

노승림 공연 칼럼니스트/성남문화재단 홍보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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