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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킹즈 2집 ‘르네상스’ / 오스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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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주비·간디 4년만에 뭉친 마이크 ‘포장마차’ 타고간다 힙합의 나라로∼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함께 홀짝이는 소주엔 함박웃음뿐만 아니라 슬픔 몇 방울을 털어 넣을 수 있다. 그렇게 흥은 더 진해져 젓가락 두드리며 울고 어깨 걸며 웃게 한다. 바비킴(31), 주비(주현우·27), 간디(최헌·29)가 뭉친 ‘부가킹즈’가 4년만에 내놓은 두번째 앨범 <르네상스>는 그런 흥을 우려낸다. 신바람 나는 힙합에 여운 짙은 블루스의 감수성을 담았다. 농익은 이들의 힙합은 오지랖 넓게 포크, 레게, 일렉트로니카 등 여러 요소를 껴안아 감칠 맛을 보탰다. “이것 저것 섞어 구리면 버리고 좋으면 두는 거죠. 솔 등엔 모두 따뜻한 비주류의 느낌이 녹아 있잖아요.”(바비킴) “힙합 전사라기보다는 20대 후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죠.”(주비) 간이 의자에 퍼더버리고 앉아 이런 음악과 질펀하게 한잔하며 마음 속 앙금 털어내는 건 어떤가? 까짓것 한번 달려보는 거다. 먼저 신바람 돋우는 한잔이 돌아간다. “라면이 지겨웠던 시절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줬으니, 시작해 또다시….” 당겼다 놨다 감질맛 나게 하는 리듬의 ‘부가부기’ 중간엔 기타 연주 양념이 톡 쏘며 군침 돌게 한다. 기타가 싱그럽게 퉁기는 ‘여행길’엔 윤도현의 목소리가 정감을 더해 포크의 구수한 맛까지 풍긴다. “아주 오랜만에 하늘을 봐, 별들이 가득한 이 아늑한 밤 귀뚜라미 소리와 시원한 바람, 난 지금 자연과 하나가 된다.” 제법 얼큰해졌을 때쯤 땀과 눈물로 짭쪼름한 살아가는 이야기가 끼여든다. 애잔한 기타 소리가 옛 가요를 떠올리게 하는 ‘서울야화’는 한 시골 여성의 슬픈 상경기다. 뒤틀린 대도시의 욕망에 짓밟힌 꿈에 대한 조사다. “무엇을 찾아왔나, 무얼 위해 살고 있나, 꿈은 지난 추억이 된 채로 비틀비틀 걸어가네.”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거예요. 누굴 비난하자는 건 아니고… 그저 안타까운 이야기죠.”(주비) “이 친구들 지난 4년 동안 힘들었던 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을 거예요.”(바비킴) 건반이 구슬프게 울며 지난 날을 뒤돌아보게 하는 ‘슬로우 다운’에서는 “쫓아 가다 잠시 멈춰도 곧 낙오자… 언제까지 얽매이겠어, 됐어, 괜찮아, 갈 테면 가라고 해”라고 다독인다. 알딸딸해진 김에 속 마음을 풀어내 볼 차례다. “난 항상 외로이도 위로 홀로 나는 기러기, 내 인생은 허들, 내 방식대로 넘어.” 노래 제목도 대놓고 솔직하게 ‘나’다. “고등학교 시절엔 폭주도 했어요. 간디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내성적이고 차분한 본성을 살려가는 것 같아요. 간디는 인도 위인하고는 아무 상관 없어요. 제가 눈 밑이 검어 간이 안 좋아 보인다고 간,디(dangerous)에요.(히히)” “간디가 차분하긴 하죠. 농담하면 1초 뒤에나 웃어요.(하하)”(바비킴) 서로 장난스레 핀잔을 주고받고 티격태격하며 정은 무르익는다. 분위기 띄우는 펌프질엔 아무래도 연애 얘기가 딱이다. 레게리듬을 타는 ‘틱택토’는 ‘쉬워 보이는 연애가 왜 이리 어려우냐’는 한탄이다. “‘틱택토’는 서양식 오목인데 단순해보여도 쉽게 결론이 안나요.”(간디) “운이 좋아서 저 같은 바보를 만나면 끝이 쉽게 나죠. 저는 많이 졌어요.”(바비킴) 흥겨운 블루스인 ‘남과 여’는 바비킴과 주비의 ‘작업’ 실패기인데, 끝끝내 이 노랫말이 “사실과 다른 연출일 뿐”이라고 우긴다. “기가 빠졌을 때 입가심이나 하려고 마시는데 마시다 보면….”(바비킴) 앨범 끝자락에 다다르면 질펀한 흥에 발동 걸려 한잔 더 하고 싶어진다. “아침이야 꼬끼오 산소주 까러 포차로, 빨랑 차 타봐라.” 라틴리듬을 타는 마지막곡 ‘아디오스’다. 사진 오스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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