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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7 17:20 수정 : 2005.07.27 17:26

김관호 1916년작 ‘모모’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현대미술100년’전 내달 13일부터 ‘1905~59년’ 소개 자료방대 1·2부 나눠 평양활동 최지원 목판화등 미발표 25여점 전시 눈길

한국 미술 100년이 당대의 사회문화적 흐름과 어떻게 맞물리며 전개되었는지를 한 호흡으로 조망할 수 있는 ‘한국현대미술 100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다음달 13일부터 열린다.

주로 주제, 시기별 양식사적 관점에서 미술의 흐름을 외따로 살폈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이 고스란히 한국의 20세기 시대사회를 비추는 거울 노릇을 한다. 지난해 봄부터 꼬박 1년 반, 전시를 준비한 김윤수 관장은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길게는 1년을 잡고서 지난 세기의 미술을 정리했지만 우린 그렇지 못했다”며 “고난과 좌절, 변화의 시대였던 근대화의 과정을 총정리하면서 당대를 이해하고 새 세기를 전망하게끔 하는 책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광복 60돌을 맞아 준비한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역대 기획전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시각 예술 전반을 망라한다. 회화, 조소, 한국화 따위 순수미술은 물론이거니와 공예, 서예, 사진, 디자인, 영화, 만화, 건축 관련 작품만도 600여점이다. 관련 문헌이나 시각 자료까지 치면 800여점에 이른다.

규모 때문에 1부 근대시기(1905~1959년)를 올해 먼저 소개하고 이후 현대시기를 2부로 해 다음해에 이어갈 참이다. 좀더 적확한 역사인식의 틀짜기와 해석을 위해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최원식 인하대 국문과 교수, 소장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 20여명의 학자들로부터 폭넓게 자문을 구했다.

1부는 모두 다섯 시기로 나뉜다. ‘계몽과 항일 사이(1905~1919)’ ‘신문화의 명암(1919~1937)’ ‘모단에서 황민으로(1937~1945)’ ‘광복과 분단(1945~1953)’ ‘냉전의 그늘(1953~1959)’이 그것이다.

시기별 소주제들 또한 미술사적 범주가 아닌, 사회문화적 기준에 맞춰 짠 것이다. 각 시대별 특성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과 함께 관련 문헌, 당시의 신문, 잡지 등 여러 인쇄물이 함께 전시장을 메운다. 외국인에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을 살피는 일이 가능(‘계몽과…’)하고, 제국주의에 복무했던 성전미술의 어두운 그림자(‘모단에서…’)도 돌이켜 본다.

최지원 1939년작 ‘걸인과 꽃’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미술은 해방공간, 이데올로기의 날선 대립(‘광복과…’)이나 이승만 반공체제(‘냉전의 그늘’)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25점 안팎의 미발표 작품에 눈길이 쏠린다. 평양에서 활동하던 최지원의 목판화 <걸인과 꽃>이 소개된다. 조선미술전람회 최초의 판화 수상작(1939년 18회)인데 원작 공개를 계기로 우리 판화의 역사도 확장될 듯하다.


일제시대 이왕가미술관의 이왕가가 소장했던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도 추가 공개된다. 이 가운데 유화 8점, 조각 4점은 광복 이후 첫 공개다. 이순석의 동경미술학교 졸업 작품(1931년)이었던 추상 도안은 우리나라 최초의 추상화가라 불리는 김환기(1935년 이후)보다 앞선 것이다. 추상미술 역사가 다시 정리되어야 한다.

문신의 <고기잡이>(1948), 북한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변월룡이 그린 화가 김용준의 초상과 작가 이기영의 월북 뒤를 그린 초상도 관심을 모은다. 50점 가량의 발굴 자료들도 새로 선보인다.

김 관장은 “이번 전시가 미술사 연구를 더 활성화하는 촉매 기능도 할 수 있는데, 개인 소장가들이 작품을 내놓지 않아 정말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작품은 지금도 계속 섭외, 발굴 중이다. 2부 전시는 내년 4, 5월께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한국의 리얼리즘 미술이 본격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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